요즘 천안시민들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강력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도 경찰의 치안활동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언제 어디서 흉악범이 출몰하게 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결국 경찰에 대한 불신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데서 사태의 심각성을 읽을 수 있다.

엊그제 천안시 성거읍에서 한 여인이 목 졸려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달 30일에는 안서동 천호 저수지에서 토막난 변사체가 발견됐다. 지난 2월 25일에도 백석동 공터에서 주민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한달 새 살인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경찰은 속수무책이다. 경찰의 범죄 예방노력이나 사후 대처 노력이 아예 엿보이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범인의 윤곽마저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여고생 실종사건도 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경찰의 나약한 몰골을 비웃기라도 하듯 흉악범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까지 뚜렷한 단서 하나 찾지 못하고 있는 경찰의 심정이야 오죽 답답할까. 밤길을 걷기조차 불안하다고 시민들은 하소연한다.

아무리 천안시민 경찰학교를 개설하는 등 민경(民警)협력 치안체제를 구축한들 별 소득이 없다. 겉치레 행사로 비쳐질 따름이다. 경찰이 딴전을 피우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사건 발생 후에도 우왕좌왕하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을 뼈아프게 새겨 들어야 한다. 기껏해야 경찰 인력 부족만을 탓하는 안이한 자세를 버리지 않는 한 앞으로도 강력 범죄를 뿌리뽑기는 어렵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주요한 지표는 경제성, 쾌적성, 편리성만이 작용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주민의 안전성이 가장 상위 개념으로 자리잡은 이유가 뭔가. 그것은 '안전도시'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어떤 재해나 범죄로부터 시민의 생활을 보호받는 일이야말로 그 중요성을 더 이상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경찰이 그 임무를 소홀히 하거나 대처할 능력이 부족할 땐 어떤 비난도 감수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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