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장바구니 물가…서민살이 ‘시름’
채소류·휘발유·개인 서비스 등 체감물가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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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이 이어지면서 채소류 물가가 전월대비 3.7% 상승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월 대비 채소류 물가 상승률은 2월 16.7% 이후 3∼6월에 4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이달 반등했다. 시금치가 6월보다 50.1%나 치솟았고 배추 39.0%, 상추 24.5%, 열무 42.1% 등도 가격이 껑충 뛰었다. 사진은 이날 한 마트 채소류 판매대. 연합뉴스
폭염과 휴가철이라는 변수가 생활밀접품목의 물가를 일제히 끌어올리면서 대전과 충남지역의 소비자 체감물가 수준을 크게 높이고 있다.

여기에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함에 따라 지역경제를 더욱 압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1일 충청지방통계청의 ‘2018년 7월 충청지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전지역 소비자물가지수는 103.98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6% 상승했다. 충남은 104.12로 지난해보다 1.4%의 오름세를 보였다. 두 지역 모두 올해 1월 이후 6개월 연속 1%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1%대 물가 상승세는 안정적인 흐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재계의 지배적인 시각이지만 소비자물가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지출목적별 물가 동향을 보면 폭염으로 인해 배추(66.5%)와 상추(35.3%), 시금치(26.9%) 등이 전달에 비해 수직상승하면서 장바구니 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 상승도 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휘발유와 경유값은 물론 교통물가까지 동반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의 대전지역 평균유가 자료를 보면 1일 기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ℓ당 1608.39원과 1409.65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각각 12%와 14%씩 급등했다. 석유류 가격에 영향을 받는 교통은 4.9%, 공업제품은 2.1%씩 나란히 상승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개인서비스 등 생활밀접품목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지난달 대전지역의 음식 및 숙박과 개인서비스 물가는 지난해보다 3.3%, 2.8%씩 각각 상승했으며 충남은 2.7%, 2.3%의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휴가철 물가에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이처럼 생활밀접품목 등의 물가가 일제히 오르면서 지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수준은 실제 물가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대전은 104.63, 충남은 104.96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2.2%, 1.6%씩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장기적인 소비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 물가 오름세 자체는 1%대 중반을 유지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부진 속 고물가 상황)에 진입하진 않지만 공급 측면을 중심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발생하면서 수요 측면의 투자 및 지출활력이 둔화, 경기의 힘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지역 경제계의 한 관계자는 “하반기 경기부진 상황에 물가상승이 이어진다면 서민들의 체감물가가 높아지면서 소비부진에 빠질 것”이라며 “물가가 인상돼도 소비를 위축시키지 않기 위해선 고용개선으로 가계소득을 확대시켜야 하지만 지역 고용상황 역시 심각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 경기하강 심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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