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프로 야구 열기와 호응도가 예전만 못하다. 충청권의 경우 이 같은 현상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편이다. 열악한 기반시설 특히 전근대적인 경기장 여건이 큰 몫을 차지한다. 청주 야구장만 보더라도 프로 야구 팬들의 높은 열기에도 불구하고 워낙 뒤진 부대시설로 인해 프로 경기 운영뿐만 아니라 초·중·고교 야구, 사회인 야구 등 각급 경기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청주·충북은 고교야구를 비롯하여 전통적인 야구강세 지역일뿐더러 걸출한 스타를 다수 배출한 저력을 과시해 왔다. 비록 연고지 팀이 없다고는 하지만 방치된 청주구장은 건전한 국민스포츠로서의 야구발전을 가로막고 팬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다. 선수 휴게실, 라커룸, 샤워실 같은 기본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고 관중석 역시 등받이 없는 나무 재질의 볼품 없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전보다도 많은 관중이 몰리는 청주 야구장이 고작 80년대의 낡은 시설이라면 부끄러운 일이다. 언제까지 이런 불편을 선수들과 관중들이 감내해야 하나. 1년에 10번 남짓 열리는 경기를 위한 예산지출에 망설일 수도 있겠으나 비단 프로 야구뿐만 아니라 야구의 저변 인구를 넓히는 청소년 야구와 직장 동호인들의 건전한 스포츠 기량과 사회체육 수준 향상을 위해서라도 시설 보완에 주저할 때가 아니다. 프로 야구 구단들이 외면하고 선수들의 역량 발휘를 가로막는 노후한 시설은 충북의 수장도시이자 국토중심권 거점도시로서의 청주 문화 인프라 향상 차원에도 어긋난다.

청주시 당국은 예산부족으로 당분간 보수공사가 힘들 것이라고 하지만 관심과 의지만 있다면 민간에게 시설개선과 운영을 위탁할 수도 있다. 문화체육 시설이 점차 관 운영에서 민간 아웃소싱으로 바뀌는 추세를 감안한다면 예산을 핑계로 나몰라라 할 명분이 없다. 시민정서를 건전한 스포츠 향유와 열기발산으로 유도하는 것도 지자체의 기본임무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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