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노동시장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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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올해 초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고용상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인력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근로시간 단축 역시 고용상황 개선을 위한 돌파구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자리 경쟁은 더욱 치열한 전개를 보이는 상황이다.

4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취업 정보 사이트 ‘워크넷’에 등록된 5월 대전지역 신규 구인 인원은 모두 254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526명 대비 27.7% 감소했다. 반면 신규 구직건수는 같은 기간 6.7% 증가에 그쳤다. 신규 구인인원의 감소는 올해 초부터 지속되는 상태다. 2월 신규 구인인원은 전년 동기 대비 64.1% 감소한데 이어 3월(-32.4%)과 4월(-19.1%), 5월(-27.7%) 등 꾸준히 두 자릿수 대 감소율을 보여 낙폭이 컸다.

뿐만 아니라 구인배수의 감소 역시 지역 노동시장에서의 인력 수급 상황 악화를 대변하고 있다. 5월 대전지역 구인배수는 0.24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0.12 떨어지면서 구직 건수가 구인 인원을 넘어섰다. 구인배수가 1과 가까워질수록 구직자보다 일자리 수가 많지만 1보다 밑으로 떨어질수록 일자리 경쟁이 심해 취업이 어려운 상황을 나타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근로시간 단축이 이 같은 노동시장 불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59개사를 대상으로 근로시간 단축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29.3%만이 ‘신규 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의 경우 당장 근로시간 단축 적용 기준 규모의 사업장이 많지는 않지만 점차 확대될 단축을 앞두고 생산량을 우선시하겠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의 한 중견제조기업 관계자는 “임직원수 300명에 가까운 중견기업은 생산량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인건비 부담이 커져 타격이 크다”며 “신규 채용을 하기보다는 기존 직원의 1인당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라고 귀뜸했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신규 구인건수 감소뿐만 아니라 실업급여 수급자수의 증가세가 순수피보험자 증가율을 앞지르는 등 각종 노동시장 지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며 “올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신규 구인의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상황 속에서 근로시간 단축이 기업의 폐쇄성을 부추기면서 일자리를 창출 역시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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