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회 장애인의 날]
일반 전자책 자유롭게 듣도록, ETRI 변환기술…그림내용도 전달
기계연 발목형 로봇의족 개발도

정보통신과 로봇공학 등이 점차 고도화하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19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최근 국제 표준기술 이펍(EPUB) 기반으로 일반 전자책을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변환기술을 개발했다.

그동안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나 음성도서를 이용했다. 최근에는 데이지(DAISY) 도서가 주로 보급되고 있다. 데이지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국제 디지털 문서 규격인 디지털접근정보시스템(Digital Accessible Information SYstem)의 약자다. 목차를 구분 변환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일이다. 이런 방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콘텐츠를 제공하려면 별도 재가공이 이뤄져야 한다. 때문에 연간 신간의 4∼10%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실정이다.

ETRI는 최근 발간도서 대부분이 전자책으로 동시 발간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문자 정보뿐 아니라 수식, 표, 그래프, 그림 등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우리말에 특화한 독음 규칙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전용 애플리케이션 '씨'(SEA)도 함께 출시했다. 스마트폰에 있는 스크린 리더 기능과 연동해 책을 읽어주는 방식이다. 책 속의 표, 그림, 수식도 음성으로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연구진은 관련 기술의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기술이전을 계획 중이다. 올해 말까지 완성도를 높여 해외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앞서 한국기계연구원은 무릎 아래가 절단된 환자 보행을 돕는 '발목형 로봇의족'을 개발했다. 발목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모사하면서 무게는 가볍고, 가격도 시중 제품대비 5분의 1수준이다. 로봇의족에는 경량 고출력 통합구동모듈 기술을 이용해 무게는 실제 발목과 비슷하다. 발목 관절을 30도까지 움직일 수 있으며, 토크 출력도 150Nm으로 실제 걸을 때와 같이 발로 땅 바닥을 차주는 반동을 그대로 구현했다. 이 기술은 국내 특허등록와 미국 특허출원을 마쳤다. 로봇의족 핵심기술인 모터 설계와 관련해 중소기업에 기술이전했다.

ETRI 길연희 책임연구원은 “전자책을 유통하는 회사는 장애인이 독서에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자체 리더 단말기가 없어 장애인이 독서에 애로를 겪는다”며 “일반 기업도 장애인 복지를 위해 전자책 접근성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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