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2시간전 돌연 취소 “검찰 수사 성실히 임하겠다”
7일 저녁 ‘2차 미투’ 또 터져 잠행… 법적 대응 준비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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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비서와 자신이 만든 정책연구소 여직원 성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 8일 오후 3시로 예정했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했다.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오후 1시경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안희정 전 지사 입장 발표 취소’를 통보했다. 기자회견 취소 통보는 안 전 지사의 최측근인 신형철 전 충남지사 비서실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전달됐다.

안 전 지사는 이 문자메시지를 통해 “검찰에 출석하기 전에 국민 여러분, 충남도민 여러분 앞에서 머리숙여 사죄드리고자 했다”라며 “(하지만)모든 분들이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하는 것이 국민 앞에 속죄드리는 우선적 의무라는 판단에 따라 기자회견을 취소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거듭 사죄드린다”라며 “검찰은 한시라도 빨리 저를 소환해 달라.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안 전 지사는 지난 5일 정무비서였던 김지은 씨가 성폭력당했다고 폭로한 직후 잠적했다가 나흘만인 이날 오후 3시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성폭행 의혹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다. 그러나 안 전 지사는 기자회견 2시간 전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연이어 터지는 성폭력 폭로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검찰 조사 등이 안 전 지사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 전 지사가 기자들에게 기자회견을 자청해 온 것은 지난 7일 오후 5시 반 경이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안 전 지사는 김 씨에 대한 성폭행 의혹만 받고 있었다. 그러나 같은 날 저녁 JTBC를 통해 자신이 만든 정책연구소의 여직원도 안 전 지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기에 김 씨 사건을 맡은 서울서부지검이 같은 날 오후 안 전 지사가 김 씨를 성폭행한 장소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CCTV 영상 확보에 나서는 등 조사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결국 안 전 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김 씨와 관련된 입장만 밝히려 했지만, 하루 밤 사이 제 2의 피해자에 대한 해명까지 해야 하는 처지에 빠지게 됐다. 이 처럼 자신에게 닥친 상황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에서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 의혹과 비난만 증폭시킬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기자회견 취소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때문에 안 전 지사가 국민 앞에서 나서서 관련 의혹들과 관련해 직접 해명하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선 안 전 지사는 당분간 잠행을 상태를 유지하면서 법적 절차에 대한 대응을 준비할 것이며, 안 전 지사가 외부에 드러나는 시점은 아마도 검찰 출두를 위한 포토라인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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