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가동률 70%… 정상 밑돌아
내수 활성화 정책 지원 시급

대전·세종지역에서 일감 부족과 인건비 부담으로 가동을 멈추는 공장이 늘고 있다.

대전지역 300여명의 근로자를 둔 한 대형 제조업체는 연중 무휴 운영 중인 공장 가동을 정기적으로 중단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점차 쌓이는 재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 제조업체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전지역 한 식품 제조업체는 최근 대량 생산했던 상품 판로가 막히면서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

공장장과 생산직 근로자 모두 마케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유통기한이 있는 상품 특성상 경영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다른 식품 제조업체 대표는 “내수가 살아나야 물건이 팔리고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는데 최근 들어 거래 물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재고만 쌓이고 있다”며 “당장 내년부터 올라가는 근로자 월급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업계는 내수 경기 활성화를 통해 판로가 늘면 일감 증가로 공장 가동과 근로자 급여 부담이 크게 줄 것이란 희망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내년 최저임금 인상이 내수를 일으키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그때까지 경영 적자를 버텨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얘기다.

실제 충청통계청 보고서를 보면 지난 10월 대전지역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7.4%, 세종은 10.4% 감소했다. 반면 재고는 대전과 세종 각각 3.3%, 26.5% 늘어 생산이 줄고 재고가 쌓이는 전형적인 내수 불황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조사한 지난 10월 대전·세종·충남지역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5%로 정상 가동 기준치(80%)를 밑돌았다. 중소제조업 평균가동률은 보유한 생산 설비의 월간 생산 능력 대비 해당 월의 평균 생산량 비율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지역 중소제조업체들은 올 들어 정상 가동의 문턱을 한 번도 넘지 못하면서 경영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종환 중기중앙회 대전·세종·충남본부장은 “현재 일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중소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내수 경기 활성화”라며 “경제 전반의 문제이지만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 차원의 정책 지원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신인철 기자 pf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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