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도 아저씨도 오빠도 간절
수능은 인륜지대사로구나…
고사장 앞 편의점의 어부지리
월드컵 못지 않은 응원 열기

○…동대전고 시험장에는 자녀가 입실했지만 발길을 떼지못하는 조모(57·여) 씨의 모습이 눈에 띄어. 조 씨는 “첫째와 10살 차이 나는 늦둥이가 올해 수능 치루는데 기분이 뒤숭숭하다.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다”며 눈씨울을 붉히기도. 자녀 손을 꼭 붙잡고 시험장 앞까지 바래다 준 남모(50) 씨도 자녀가 수험장 들어갔지만 쉽게 발길 떼지 못해. 남 씨는 “지금까지 고생 많았는데 별 탈 없이 수능 잘 봤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몇차례 시험장을 바라보며 발길을 돌려. 입실 전 자녀와 포옹을 나누는 학부모들도 다수 목격돼 부모의 자녀에 대한 진한 사랑을 느끼기에 충분.

○…올 겨울 롱패딩 대란은 수능 시험장에서도 확인. 이날 괴정고 학교 앞 정문은 롱패딩 착용자가 곳곳에서 눈에 띄며 뜨거운 롱패딩 열풍을 느낄 수 있어. 한 수험생은 조금이라도 찬바람이 들어올까 종아리부터 머리까지 롱패딩 한 벌로 꽁꽁 싸매. 롱패딩은 보온성 강화라는 점에서 수험생 효자 아이템이자 패션과 유행을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고등학생들에게 인기.

○…수능 당일 아침 대전괴정고 정문 바로 앞 편의점은 때 아닌 ‘수능특수’를 맞아. 추운 날씨 덕(?)에 편의점은 입실시간까지 기다리는 수험생 학부모들과 응원 온 후배 재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뤄. 주 매출 종목으로는 역시나 따뜻한 음료와 덧신 및 핫 팩 등 보온용품이 불티나. 수험생에게 필요한 다양한 용품도 진열되기 무섭게 팔려. 이곳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김모(여·25) 씨는 “학교 바로 앞에 위치해 주로 학생 손님이지만 이 시간에 오늘처럼 장사가 잘 된 적은 근무시작하고 처음”이라고.

○…시계 수송작전은 대전지역 수능 시험장 여기저기에서 목격돼. 수험생들이 거의 입실을 마친 오전 7시 50분경 대전둔원고. 한 아버지가 큰 일 났다는 표정으로 급하게 뛰어와. 대전외고에 다니는 딸이 시계를 놓고 와 아버지가 시계를 전해주기 위해 대전둔원고 시험장에 찾아와. 경찰에게 딸의 학교와 이름을 말하고 시계를 건네 줘. 노은동에 사는 박모(45) 씨는 "딸이 이 시계를 차고 시험 시간 조절을 잘 해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대전외국어고 정문 앞에는 119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등장해 긴장감을 고조시켜. 이날 오전 7시35분경 고사장 입실을 위해 대전외고 정문 앞에 도착한 한 수험생이 손가락이 찢어졌다며 고통을 호소하자 인근에 있던 구급차가 긴급 출동해 응급처치를 완료. 이를 지켜보던 다른 수험생들과 가족들은 응급처치 후 무사히 입실하게 된 이 수험생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대전외고 정문 앞 길게 늘어선 응원 대열 속에서 군복을 입은 건장한 청년에 시선이 집중. 수험생 동생을 둔 오빠가 군 복무 기간 중 휴가를 나와 늠름한 모습으로 고사장까지 바래다 주는 모습에 지켜보는 이들 모두 훈훈한 미소를 지어. “오빠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수능도 못보겠다”는 누군가의 농담에 응원 대열에서는 일순간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 2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청주 흥덕고 정문 앞에서 청주 일신여고와 산남고 학생들이 오전 5시부터 입실 마감 직전까지 응원가와 북을 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쳐 눈길. 수험생인 누나를 응원하기 위해 직접 쓴 응원 문구를 들고 온 초등생에 학생들도 있어 관심이 집중.

○…충북대 학생들이 예비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충북고를 찾아 눈길. 추운 날씨 속에서도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핫팩을 나눠주며 응원. 장근영(22) 충북대 농업경제학과 학생은 "추운 날씨에도 마음 따뜻해지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

○…수험생을 위한 후배들의 열띤 응원전이 경쟁 구도를 보여 눈길. 23일 충북고 앞에는 흥덕고, 충북대 사대부고, 봉명고, 운호고, 상당고, 청주고 등의 학생들이 모여 ‘당당히 대학으로 고고(Go Go)’, ‘수능 대박 주인공은 너야 너’ 등의 응원구호를 외치기도. 수험생들은 후배의 응원구호를 들으며 잠시나마 함박웃음.

○…충남지방경찰 수능 완벽 대처. 수험표를 집에 두고 온 예산 삽교고 학생 등 2명의 수험표를 찾아주었고, 천안시 종합운동장 사거리에서 입실시간에 늦었다면 울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여학생을 시험장까지 태워다 주는 등 총 26명의 학생의 입실에 도움.

○… 늦잠을 자 애초 배정받은 청주 세광고등학교로 입실시간 내에 가지 못한 수험생이 거주지 인근의 대성고등학교에 도움을 호소. 수험생의 요청에 대성고등학교 측은 인적사항과 수험표를 확인한 뒤 그에게 맞는 문제지를 교부, 수험생이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지원. 본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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