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행의지 표명하다 늦게 결정
일선 현장에서도 성토 목소리
“오후 6시 이후공문 익일 확인”
수능연기 시간대별 상황  11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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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됐다. 16일 한 고등학교에 마련됐던 수능고사장에서 교사가 답안지 작성 유의사항이 적힌 안내문을 걷어내고 있다. 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사상 초유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사태로 인해 교육 현장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다. 포항 지진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교육부가 수능 강행 의지를 표명하다 결국 오후 늦게 ‘연기’ 결정을 하면서 학교 현장의 혼란은 물론이고, 교육부 강행 방침을 믿고 신문 제작에 나섰던 언론들은 원치않은 ‘오보’ 사태를 경험하기도 했다.

16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15일 교육부에서 수능 연기 결정 브리핑을 한 오후 8시46분에 각 시·도교육청에 관련 공문이 발송됐다.

앞서, 교육당국은 지난 15일 오후 3시10분경 지진피해가 크지 않다는 판단 속에 예정대로 당초 수능 강행 계획을 발표했다가 다섯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8시20분 돌연 수능연기 결정으로 급선회 했다.

교육부가 이처럼 수능을 급작스레 뒤로 미룬 것은 이날 2시29분 포항에서 발생한 5.4 규모의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생각보다 심각했기 때문이다. 포항에서 지진 본진이 발생하고 5시간이 지나도록 관련 지침이 없어 뒤늦게 뉴스를 통해 연기 소식을 접하게 된 교육현장은 혼란 그 자체였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미 배부한 시험지와 시험장 출입문제에 대해 “현재 시험지는 시험지구에서 보관하고 있다”며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해 일주일 동안 일체의 불미스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방송·문자 등을 통해 소식을 접한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오후 9시가 넘어서야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교육부의 ‘늑장 대처’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크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수능 연기 관련 공문이 내려온 것은 브리핑이 끝난 8시 46분경”이라며 “오후 6시 이후에 하달된 공문은 그날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공문은 익일 아침에서나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대책회의가 끝난 오후 9시30분~10시경 시험지구 및 지역 일선학교장·교감에게 해당학교 휴교와 등교시간 통보를 했다. 도교육청에서 각 학교에 관련 공문이 내려간 것은 16일 오전 9시다.

홍순철 기자 david8168@cctoday.co.kr

정성수 기자 jssworld@cctoday.co.kr

14시29분 포항지진 발생
15시 교육부 수능 강행의지 입장발표
16시49분 포항 2차 여진
20시20분 교육부 수능연기 브리핑
20시46분 교육부, 각 시도교육청에 공문 발송
21시00분 충북도교육청 대책회의
21시30분 도교육청, 각 학교 전화·문자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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