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싣는 순서
<上> 멈출 줄 모르는 ‘공시열풍’
<下> ‘공시 열풍’의 사회적 문제점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공약
하반기 1만2000명 추가채용
경쟁률 21대1 … 역대 최고치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공약하면서 하반기 1만 2000명의 공무원 추가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9급 지방공무원 전국의 지원 수는 22만여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공시 열풍’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았다.

보통 2~3년간 매달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또 이에 따른 비용도 만만치 않아 시간적·경제적으로 큰 손실이다. 충청투데이는 공무원시험에 매몰되는 사회현상과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를 공약하면서 공무원 1만 2000명의 하반기 추가 채용계획을 발표했다. 청년실업 등 고용 한파가 일부 해소되는 효과도 기대되지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닌 임시방편이라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채용확대는 이미 과열된 ‘공시족(공무원시험준비생) 열풍’을 더욱 고착화시킬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따르면 2017년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은 4910명 선발 인원에 22만 8368명이 지원했다. 97.8%의 해당하는 22만 명이 넘는 인원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단 2.2%의 합격자만이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지난 달 17일에는 전국 16개 시도의 2017년도 9급 지방공무원 필기시험이 치러졌다. 공무원 확대 채용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번 시험 지원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만 315명 채용에 22만 501명이 지원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21.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8.8대 1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충북 도내 상황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충북 도내 시·군 8·9급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은 490명 모집에 9091명이 접수해 경쟁률이 18.5대 1에 달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공시족 열풍’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하나의 사회병리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상에 따른 다양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무원 채용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의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공무원 시험 기간을 대폭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공무원 채용과정에서 필기시험과 면접시험, 최종 발표까지 그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수험생들이 장기간 대기하는게 ‘공시족’ 고착화의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연간 약 25만 명의 수험생들이 공무원시험에 응시하고 있으나, 합격자는 1.8%에 불과하다”며 “불합격 한 98.2%의 수험생들은 다른 직장을 구하기 어려울뿐더러 선발공고를 보고 다시 계속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되는 등 악순환이 반복돼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국정기획위에 따르면 현재 공무원 채용 계획은 연초에 채용 계획을 공고하고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을 모두 거쳐 연말에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원서접수에서 합격자 발표까지 5급은 행정직 293일과 기술직 317일, 7급은 171일, 9급은 182일이 소요된다.

국정기획위는 앞으로 5급은 행정직과 기술직 각각 81일과 71일 줄어든 212일과 317일, 7급은 61일 줄어든 110일, 9급은 71일 줄어든 111일 등으로 2개월 가량의 기간을 줄여 연간 6425억원 가량의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시험을 동시에 병행해 처리 할 수 있도록 출제 채점 등 시험 집행을 위한 인력과 장비·조직을 단계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진재석 기자 luc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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