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
충남문화재단 전통시장 활성화 목적
홍성·부여·보령·서천서 행사 순회
지역 특성 가미된 프로그램들 호평
볼거리 풍성, 새 관광자원화 모델로

▲ 보부상 행사와 연계해 보령 칼라머드체험에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충남문화재단의 문화사업 ‘문화가 있는 날-보부상, 문화를 전하다’가 지역민의 호응을 얻으며,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번 문화사업은 충남 보부상 문화의 가치 제고와 지역 전통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충남문화재단은 충남지역 12개 시·군의 전통 5일장을 순차적으로 돌며 보부상 관련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보부상 장마당놀이에 지역 특성이 가미된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보부상 문화가 지역전통시장문화에 적절히 스며들고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마트에 밀려 침체된 충남지역 5일장에 생명력이 불어넣어지고 있고, 지역주민과 방문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관광자원화의 선진 모델이 되고 있다.
▲ 홍성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광경풍물패 '길'과 청년보부상단이 홍성 전통시장에서 합동으로 보부상 길행렬을 재현하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내포문화권 발흥지 ‘홍성’에서 펼쳐진 축제의 향연

4월 26일 홍성 전통시장에서는 홍성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광경풍물패 ‘길’과 청년보부상단의 보부상 길놀이가 지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날은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의 두번째 일정으로 ‘홍성 전통시장’에서 보부상 문화 행사가 열리는 날이다. 천년의 해를 맞는 ‘홍주’는 보부상 단체 ‘원홍주육군상무사’의 주요 거점 활동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원홍주육군상무사는 조선 후기 홍주~청양~보령~광천 등을 주요 거점으로 활동하며, 상거래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하거나 통신시설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정보통 역할도 톡톡히 수행했다.

특히 이번 보부상 행사는 내포문화권의 발흥지라 할 수 있는 홍성지역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이날 보부상 행사는 충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이자 홍성의 주요 문화유산인 결성농요 공연이 한층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홍성예총 예술인들의 공연과 홍성청년창업단의 먹거리장터, 홍성지역 어머니들의 플리마켓이 펼쳐지면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아울러 홍성지역의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충남도 무형문화재인 지승제소, 홍성댕댕이장, 홍성대장간, 중요무형문화재 96호 성촌토기 옹기장의 체험 프로그램과 보부상 목각인형만들기, 멍석말이, 등짐지기, 떡메치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은 지역민과 외지인들의 호응을 얻었다.
▲ 부여 전통시장에서 열린 보부상 행사에서 미마지 탈춤 공연이 열리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보부상단 저산팔읍상무좌사의 주요 활동지 ‘부여’

5월 31일 부여 전통시장에 오랫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저산팔읍상무사 상단’이 떴다. 이날 부여 전통시장에서는 충남문화재단의 ‘보부상, 문화를 전하다’의 세번째 일정이 펼쳐졌다. 부여는 저산팔읍상무좌사의 주요 활동지이자, 우리나라 마지막 보부상인 고 김재련 영위의 본거지이다. 저산팔읍상무좌사는 등짐장수로만 이뤄진 조직으로 부여, 홍산, 남포, 비인, 한산, 서천, 임천, 정산 등 8개지역에서 활동했으며, 주로 모시와 관련한 상행위가 독점적으로 이뤄졌던 상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날 행사는 저산팔읍상무좌사의 주요 상품이었던 한산모시를 주제로 한 모시염색 퍼포먼스 및 체험 행사가 진행됐다.

또 보부상 공연 프로그램으로 저산팔읍상무사의 비나리 공연, 길놀이, 타령 및 난전놀이와 백제기악 미마지 탈춤과 충남도 무형문화재인 산유화가 공연 그리고 부여예총의 경기민요 공연, 한국전통문화대학교 동아리공연 등이 장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밖에 보부상 체험프로그램으로는 떡메치기, 장문놀이, 등짐지기, 죽방울 놀이, 창포물 머리감기 체험, 보부상 아이스께기 체험, 부여 청년보부상단의 미술장터와 플리마켓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지역민과 관광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보령예술단이 보령 중앙시장에서 줄타기공연을 펼치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머드의 고장 ‘보령’, 특색있는 보부상놀이 한마당

28일 머드의 고장 보령 중앙시장에서 원홍주육군상무사와 보령예총의 보부상 문화 행사가 열렸다. 보부상의 가치와 놀이를 전승·보존하고 보부상 장마당놀이를 통해 과거의 장터에서 열렸던 행사들과 문화예술을 접목시켜 전통문화예술 축제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예산·홍성·부여 전통시장을 거쳐 그 네번째 막을 성대히 올렸다.

보령은 홍성과 함께 조선 후기 활동했던 보부상단 원홍주육군상무사의 주요 활동 거점이기도 하다. 여기에 머드의 고장인 만큼 머드를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져, 지역민과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이날 원홍주육군상무사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보령예술단의 줄타기 공연과 사물판굿, 보령예총의 경기민요, 각설이품바양재기, 음악 및 댄스공연 등 화려한 행사가 연이어 펼쳐졌다.

이와 함께 지역 특색을 담은 머드 페이스 페인팅, 머드비누만들기, 남포벼루가훈쓰기체험, 김 만들기체험 등이 함께 진행됐다. 체험프로그램으로 떡메치기, 멍석말이, 꼬마줄타기, 전통 수제 김 만들기, 가훈쓰기, 한지공예 체험 등 다채롭게 진행돼 여름 휴가철 바닷가를 찾은 가족단위 관광객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상품의 제작, 홍보, 판매, 수익창출을 주도하는 청년보부상단의 플리마켓(벼룩시장) 운영과 보령지역 예술단체의 적극 참여로 청년 일자리 창출, 시민들의 문화수준 향상과 예술의 저변확대는 물론, 전통시장의 활력까지 되찾는 소중한 기회가 됐다는 평이다.
▲ 서천 장항전통시장에서 저산팔읍상무사의 길쌈놀이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충남문화재단 제공

◆모시의 고향 ‘서천’, 모시축제의 여흥을 잇다

보부상단 저산팔읍상무사는 28일 한산모시축제의 여흥이 채 가시지 않은 서천 장항전통시장을 찾았다. 저산팔읍상무사는 길행렬, 장타령, 보부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보부상 문화 행사로 지역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천은 부여와 함께 모시를 중점적으로 다뤘던 저산팔읍상무사의 주요 활동 거점으로 그 의미를 더했다. 저산팔읍상무사는 충남지역 보부상단 중 활동이 가장 활발했고, 오래 존속됐던 상단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번 보부상 문화 행사는 지난 9~12일 열린 ‘제28회 한산모시축제’에 이어 한산모시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이날 저산팔읍상무사의 공연 이외에도 서천예술단체인 ‘혼’의 무용공연, 서천예총의 음악 및 국악공연, 서천문화원의 색소폰, 스포츠댄스, 난타공연 등이 펼쳐져 축제의 흥을 돋구었다. 이와 함께 서천지역의 특색을 살린 모시천연염색체험, 베틀짜기 체험 등은 매년 열리는 한산모시축제의 여흥을 잇기에 충분했다. 이밖에 청년보부상단의 플리마켓과 보부상 복식체험, 떡메치기체험, 죽방울놀이, 등짐지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은 가족단위 관광객의 즐거움을 배가 시켰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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