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정착 A모씨 서울거주 시댁식구 5명 상봉

천신만고 끝에 남쪽 땅을 밟은 탈북 할머니가 58년 만에 시동생·누이들과 극적으로 상봉했다.

지난 2003년 북한에서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A모(79·여)씨는 23일 대전 북부경찰서 민원실에서 서울 인근에 사는 B모(73)씨 등 5명의 시댁 식구들과 만나 재회의 기쁨을 나눴다.

A씨는 1947년 결혼 당시 친정과 시댁 식구들이 모두 강원도 모 지역에서 생활했으나 한국전쟁 직전에 남편을 따라 북쪽으로 이주한 후 이날 58년 만에 시댁 식구를 보게 된 것.

A씨가 이날 시댁 식구들과 극적인 재회를 하게 된 것은 탈북자 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대전 북부경찰서 보안과 한영동 경사의 도움이 컸다.

한 경사는 A씨로부터 "시동생들을 애타게 찾고 있다"는 민원을 접수한 후 시동생들의 인적사항을 확인한 후 전국 500여명의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에게 A씨의 사연을 우편으로 전달했고 이 우편물을 받아 본 B씨가 23일 오후 1시경 A씨의 시누이임을 알려와 극적인 상봉을 하게 됐다.

탈북 후 현재 대전에서 정착해 살고 있는 A씨는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해 가고 있다.

A씨는 "58년 동안 헤어졌던 시댁 식구들을 만나게 해 준 경찰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아직도 북에 있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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