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연 공주대 겸임교수
[수요광장]

시작이 중요하다고 한다. 일을 도모하는 데는 반드시 시작이 있고 그 목표를 성공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계획을 잘 세워야 하는 이치에 대해 공자는 일생지계 재어유(一生之計 在於幼), 일년지계 재어춘(一年之計 在於春), 일일지계 재어인(一日之計 在於寅). 즉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있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있으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세운다고 일러 주었다. 시작은 근본이 중요하고 바탕이 튼튼해야 한다는 의미다.

계획을 세운다고 모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에는 변명만 보인다고 했다. 바라고 원하는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방법을 찾아가면서 꾸준히 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쩌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 계획이나, 지속적으로 유지하지 못해 쓸모없이 된 안건들이 후에 필요한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그러한 결과를 미리 예방하기 위해 지식관리에서 P·D·C·A(Plan, Do, Check, Action)의 순환과정을 많이 인용하고 있다.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계획(P)이 서야하고, 계획을 세웠으면 실행(D)에 옮겨야 시작이 된다. 행동으로 체험하고 실행한 것이 잘 되었나, 못 되었나 점검(C)해 잘 됐을 때는 그대로 추진하고, 잘못 됐을 때는 잘못을 확인하고, 잘못된 부분을 수정(A)해 수정된 자료를 갖고 다시 계획을 세우는 과정을 의미한다.

앞으로 일에 대해 구체적인 절차나 방법을 구상해 시작을 했더라도 계획과 차질이 있으면 흐지부지 되거나 포기를 한다. 이 때 사람들은 작심삼일(作心三日)이라는 말을 한다. 대부분은 굳게 결심한 마음이 사흘 만에 흐지부지 되고 만다는 부정적인 의미로 인식돼 있다. 그런데 그 부정적인 의미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열정이라는 긍정의 의미로 바뀌고 있다.

고사성어에 終而復始(종이부시)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을 마치고 일이 끝나자마자 곧 바로 이어서 다시 시작한다는 말이 있듯이, 잘못됐을 때 버티지 못하고 주저앉을 것이 아니라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뚜렷한 사명감이나 목표 의식을 갖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자세가 열정이다.

‘돌지 않는 바람개비는 이미 바람개비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바람개비를 돌리려면 계속 바람이 불어주어야 하는 것이나, 풀이 우거진 들판도 자주 다녀야 길이 생기고, 큰 길이 있더라도 잠시만 다니지 않으면 바로 풀로 뒤 덮이는 것처럼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열정이 P. D. C. A이다.

아무리 큰 일, 큰 꿈도 작은 데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출발해서 목표를 향해가는 과정에서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작은 허물이나 조급함이다. 작은 허물이 쌓이고 쌓이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태에 직면하게 된다. 세계화 속에서 앞서 가려면 조급해지는 마음을 내려놓고 시야를 넓혀 멀리 볼 수 있는 지혜를 키워야 한다.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 해도 걷지 않으면 도달할 수 없고, 아무리 간단한 일이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이루지 못한다는 이치다. 희망이 있기에 열정을 갖고 감사하며 살아간다면 분명 미래는 오늘보다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초록빛 물감을 풀어내던 산자락이 붉게 물들어가고, 상큼하고 향기로운 꽃들이 대지를 수놓고 있는 길목에 새로운 정부가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했다. 무한경쟁 시대에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국민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참신한 지혜를 모아 소통하고 배려하며 국민과 한 약속이 잘 지켜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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