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기술과 어깨 나란히
세계최고수준 안전해석코드 기술 개발
국산 신형경수로 개발 미국시장 교두보
美 원자력 규제위원회 내년 평가 완료
설계인증 취득땐 수출경쟁력 강화 전망

▲ 한수원 중앙연은 국산 신형경수로인 APR1400 원전 설계를 개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추진 중이다. 사진은 APR1400 NRC DC 사업 일정. 한수원 중앙연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이하 한수원 중앙연)은 1993년 한전 기술연구본부 원자력연구실로부터 출발한 조직이다. 이후 2001년 한전에서 한수원으로 분리되며 소속이 바뀌었고, 2006년 대전 유성구 장동에 원자력발전기술원이란 이름으로 이전했다. 2011년 한전의 원자력 연구·개발(R&D)을 흡수해 현재의 ‘한수원 중앙연’으로 통합 개원했다. 한수원 중앙연은 전문성 확보, 미래창조형 기술개발, 운영기술의 선제적 해결 등을 목표로 원전 등 원자력 분야의 연구 활동의 첨병에 서있다.

◆세계 최고의 원전 안전해석코드

원전 안전해석코드는 원자력발전소의 가상 사고조건에서 원전의 열수력 거동을 분석해 연료봉과 격납건물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전산 프로그램이다. 이 기술은 미국과 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만 보유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과 운영 핵심 원천 기술이다.

한수원 중앙연은 한국전력기술㈜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으로 2006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추진된 ‘원자력발전기술개발사업(Nu-Tech 2012)’에 참여해 원전 안전해석코드를 국산화했다.

특히 원전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2013년 인허가 심사를 추진했고 지난달 취득했다. 인허가를 취득한 원전 안전해석코드는 총 2종이며, 원자력발전소의 가상 사고조건에서 안전계통이 작동해 연료봉의 건전성이 유지되는지를 평가하는 ‘SPACE 코드(Safety and Performance Analysis CodE for nuclear power plants)’와 원자력발전소의 가상 사고조건에서도 방사능 누출이 발생되지 않도록 원전 격납건물이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평가하는 ‘CAP 코드(Nuclear Containment Analysis Package)’다.

SPACE 코드와 CAP 코드는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해 우리나라가 완전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최신 안전해석기술 및 전산기술을 토대로 개발됐기 때문에 미국,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에서 개발된 코드와 비교해 동등 수준 이상의 정확도와 성능을 확보했다. 원전 안전해석코드 인허가 취득으로 외국에서 도입해 사용하던 약 30여종의 안전해석코드를 대체할 수 있게 됐으며, 세계 원전 시장에서 우리 원전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

한수원 중앙연은 개발한 원전 안전해석코드를 신한울 3, 4호기 등 신규 원전 설계와 국내 가동 원전 현안 해결에 활용함으로써 국내 원전의 안전성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 NRC 사전 인허가 회의 현장. 한수원 중앙연 제공

◆‘한국형 원전’ 미국시장 교두보 마련

한수원 중앙연은 국산 신형경수로인 APR1400 원전 설계를 개발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추진 중이다. 설계인증은 미국 내 특정 원전 부지 특성에 따른 일부를 제외하고 원전 전반에 대한 ‘표준설계’에 대해 NRC가 안전성 평가를 통해 인증해 주는 제도다. 설계인증을 취득한 원전은 건설 및 운영단계에서 표준설계 분야의 심사 면제로 인허가 기간 및 비용 절감 효과가 커 미국 내 전력사업자가 신규원전 건설 추진을 위해 고려하는 필수 요건이다.

한수원 중앙연은 지난 2014년 12월 23일 약 1만 1000쪽에 달하는 인허가 문서와 이를 뒷받침하는 51종의 기술문서 등의 방대한 신청 문서를 NRC에 제출했다. NRC는 2015년 3월 5일 국산 신형경수로 원전인 APR1400의 표준설계가 설계인증 사전심사를 통과해 본 심사에 착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NRC 본 심사는 APR1400 표준설계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상세 수행하는 단계다. 분야별로 세부 설계내용이 관련 규제 요건 및 기술 기준 등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하고, 실험 및 해석, 계산결과 등 설계 관련 자료가 유효한지 검증한다.

설계인증 신청기관은 이 기간 NRC 심사진이 안전성 평가와 관련해 발행하는 인허가 질의를 적기에 답변하고, 실험과 관련된 입회검사 등을 수검 받아야 한다. NRC 심사진이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전성 평가를 완료하면 심사진과 독립적으로 구성된 안전자문위원회가 평가결과를 검토한다. 안전자문위원회 검토가 완료되면 최종 안전성 평가보고서가 발행된다. 이후에는 공청회 과정을 거친 후 NRC 위원회 의결을 통해 설계 내용이 법제화된다.

현재까지 약 2200건의 인허가 질의가 발행됐고, 2177건의 답변을 완료해 약 99%의 답변 완료율을 보였다. 또 현재까지 안전자문위원회 평가 결과 APR1400의 설계 충실도에 대해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다. NRC는 지난해 6월 APR1400 설계인증 본 심사 일정을 수립해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9월까지 안전성 평가를 완료하고 2019년 초에 설계인증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이에 한수원 중앙연도 NRC 심사일정을 맞추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본 심사에 대응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NRC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APR1400 원전의 안전성 인증받아 국제 원전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뿐만 아니라 미국시장에서 표준설계인증에 따른 관련 심사 면제로 건설 및 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한수원 중앙연 관계자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미국 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돼 대체 신규 원전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산 신형경수로 APR1400이 NRC의 설계인증을 취득한다면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국제 수출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한수원 중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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