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 50주년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한국은 과학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1965년 최초의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설립되며 한반도에 과학의 씨앗이 뿌려졌다. 본격적인 과학기술분야 정부조직인 과학기술처가 1967년 4월 21일 발족함에 따라 한국에 과학기술 분야의 싹이 트기 시작했다.

1970년대 들어서며 대덕연구단지에서 수많은 출연연이 건립되며 각각의 싹들이 자라나 숲을 이루며 절정기를 맞았다. 후진국에 불과했던 한국은 대전을 중심으로 과학기술계의 눈부신 발전과 함께 이제 선진국 문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초 CDMA 상용화에 이어 반도체 산업의 융성을 토대로 전자·통신분야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이 가정마다 보급되고, 세계인의 호주머니 속에 한국의 휴대폰이 꽂혀 있는 모습을 보면 이른 바 IT강국 한국을 실감케 한다.

현재 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앞에 놓여 있다. 각각의 나라는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라는 파도를 타며 과학부국으로 성장할지 폭풍에 휩쓸려 표류하는 신세로 전락할지 기로에 서있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촉발한 1차 산업혁명부터 2차, 3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혁명은 ‘과학’의 발전에 따라 도래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찾아올 경우 모든 산업구조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을 주축으로 재배치되고 노동시장은 큰 변환기를 맞게 될 것이다. 한국은 국가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지만 정작 과학과 수학분야에 있어 노벨상 수상자가 단 1명도 배출하지 못한 기형적인 구조를 띄고 있다. 지금, 과학기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반세기 시간이 흐르며 한국의 과학기술은 발전과 몰락의 전환점에 서있다.

21일인 오늘, 충청투데이는 과학의 날 50주년을 맞아 대덕특구 내 출연연의 성과를 짚어보고 앞으로 한국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나아갈지 고민해 본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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