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메시지

“그 어느 해보다 깊은 절망과 희망의 교차점에 서서 부활을 선포합니다.”

유흥식 라자로 천주교 대전교구장<사진>은 부활절을 맞아 대전교구 신도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유 주교는 “하느님이 없는 세대, 예수님의 부활 선포에 가볍게 고개를 돌리는 세상을 누구 탓 할 수 없다”며 “노동을 통해 건강한 내일을 준비하려는 꿈마저 사치로 느껴지는 절망의 시대에 그 어디에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가 보이지 않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대의 어둠에 우리는 또한 희망을 본다”며 “엄청난 노력으로 교사가 된 20대 젊은이가 어린 제자를 구하고 구명조끼까지 양보한 숭고한 죽음에서 희망의 빛을 보고, 화마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끝까지 뛰었던 분들의 희생에서 인간과 세상의 희망을 본다”고 덧붙였다.

특히 메시지를 통해 하느님의 부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의 부활 선포는 희망을 증거 하는 삶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주교는 “악으로 가득 찬 시대에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일은 세상의 조롱과 비난, 협박을 받는 자리에 서는 것을 의미한다”며 “무관심과 폭력의 노도에 맞서 양심과 사랑을 증언할 때 발생하는 마찰이 빚어내는 빛과 소리가 세상의 눈과 귀를 하느님께 돌려놓는다”고 말했다.

한편 유 주교는 13일 대흥동성당과 천안월량성당을 시작해 14~15일 대흥동성당, 16일 자모원 등에서 예수부활대축일 미사와 주님수난예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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