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창환 청주기상지청장
[시선]

기후변화, 우리에게 이젠 익숙한 단어가 됐다. 최근 몇 년 동안 각종 매체에서 자주 언급되면서 또한 정부기관을 비롯해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정책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후는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기에 이토록 많이 다뤄지는 것일까?

기후변화를 알기 위해선 기후에 대해 먼저 알아야 한다. 기후에 대해 흔히 듣지만 누군가 "기후란 무엇인가요"라고 질문한다면 즉시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기후의 사전적 의미는 '긴 시간 동안 일정 지역에서 나타나는 기상현상의 평균 상태'이다. 기후를 수치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기후 값(climate value)’이라 하며, 세계기상기구(WMO)에서 권장하는 통계 기간은 30년이다.

이러한 기후와 대비되는 것이 바로 날씨다. 날씨는 '길지 않은 때의 종합적 기상상태'를 의미하며, 날씨 값이 30년 이상 축적되면 기후 값으로 인정된다. 기후 값은 날씨의 30년 평균을 다루는 만큼 그 수치는 날씨 값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적다. 이 때문에 우리들은 현재의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가볍게 볼 수 있다.

2006년 영국정부에서 발표한 기후변화의 경제학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기온이 3℃ 상승하면 10억~40억 명이 물 부족, 5억 5,000만 명이 기근, 최대 300만 명이 영양실조로 사망, 최대 50%의 생물이 멸종될 것으로 본다고 한다. 단지 3℃가 올랐는데도 말이다.

특히 지난 1월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에서 기후변화를 향후 10년간 글로벌 위기로 발전할 수 있는 높은 3대 위협요인으로 뽑아 그 사안의 심각성을 짐작할 수 있다.

이미 기후변화는 심각한 가뭄을 유발해 정치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시리아 내전'이다. 환경운동가인 영국의 찰스 왕세자가 시리아 내전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지목한 인터뷰가 알려지면서 한동안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어버려 갈 곳을 잃은 기후난민들은 의지와 상관없이 고향을 떠나고 있다. 북극곰과 인간이 같은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인류가 제2의 북극곰이 되지 않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기후변화 정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온실가스 배출 감소 노력은 국가가 통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며, 정책과 함께 국민의 자발적인 협조가 필요하다.

기상청에서는 날씨를 관측하고 미래 날씨를 예보한다. 국민들은 날씨예보를 기상청이 하는 업무 전부로 인식하지만 국가기상업무 뿐아니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감시 및 분석, 기후변화 예측 기술 개발, 각 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생산 및 지원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 과학에 대해 인식 확산을 위해 기후정보 포털을 운영해 기후변화의 최신 동향을 알리고 기후변화 과학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 공모전 등 국민의 참여를 유도하고 지식을 알려주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주기상지청에서는 매년 기상 및 기후변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다양한 공모전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벚꽃이 피는 3월, 가족과 함께 스탬프 공모전에 참여해 우리 후손에게 기후변화로부터 자유로운 터전을 물려주기 위한 아이디어를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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