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불법자금(블랙머니) 세관 통과 및 약품처리 비용을 투자하면 이를 나눠주겠다고 속여 1억여원을 갈취한 국제사기단이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일 사기 혐의로 라이베리아 국적의 외국인 A(39세) 씨와 B(42세) 씨를 구속하고 가나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공범 C 씨를 추적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C 씨는 SNS를 이용해 시리아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미군여성이라고 속여 우리나라 남성 3명에게 접근했다.

C 씨는 "IS의 블랙머니를 한국으로 보낼 것”이라며 "이를 약품 처리하면 500만 유로(한화 약 62억원)를 만들 수 있으니 세관 통과 및 약품처리 비용을 투자할 경우 절반을 나눠준다"고 속였다.

또 시리아 외교관을 소개해 주겠다며 관광비자로 미리 입국해 있던 A 씨와 B 씨를 피해자들에게 접근시켰다.

A 씨와 B 씨는 현란한 말솜씨와 조작된 가짜 블랙머니로 피해자들을 속여 3명으로부터 1억 1700여만원을 갈취한 혐의다.

이들은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약속장소를 변경하고 일행 중 한 명은 건물에 숨어 주변을 탐색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였으며 경찰이 나타나자 도로로 도주하며, 400만원 가량을 도로에 뿌려 추격을 방해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특수약품은 손세정제였으며, 블랙머니는 실제 화폐가 아닌 검은색 종이였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그들이 제시한 돈이 은행에서 진짜라는 대답을 듣자 사기단에 대한 강한 신뢰가 생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기단이 한화, 유로 등 15개 국가의 화폐를 소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

구연순 국제범죄수사대장은 "블랙머니는 주로 아프리카계 외국인 사기단이 쓰는 고전적 수법"이라며 "허황된 거짓말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도 블랙머니를 이용해 1억 3000만원을 챙긴 카메룬 국적인 M(45) 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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