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전국연극제가 오는 5월 22일부터 6월 10일까지 대전에서 열린다. 지난해 가을 전국무용제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대전 공연예술계로서는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할 절호의 기회다. 물론 그 저변엔 해당 분야 예술인들이 그간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쌓아온 신뢰와 잠재력, 그리고 섭외 역량에 힘입은 바 크지만, 주 공연장인 대전 문화예술의 전당 가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우수한 공연시설이라는 하드웨어에 다양한 소프트웨어 확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전국연극제 대전 개최를 계기로 우리 지역 문화예술 수준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으면 한다.

올 전국연극제의 기본 구상은 '첨단과학과 예술의 만남'으로 '사이아트 페스티벌'을 기획하여 로봇과 무대의 접목, 고교 연극 동아리의 과학극 경연 같은 참신한 프로그램과 함께 시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데 모아진다고 한다. 가령 가족이 참여하는 '즉흥 과학연극 만들기'는 신선한 발상으로 평가할 만하다. 그간의 일방적인 '보여주기' 무대 개념을 불식하고 관객의 현장 참여를 도모하는 공연예술의 미래지향적 시도가 돋보인다. 미국, 프랑스, 카자흐스탄 등지의 동포극단이 참여, 한민족 감정과 정서의 동질성을 무대에서 확인하는 기획도 눈길을 끈다.

새로운 시대의 연극이 제작진과 수용자의 끊임없는 쌍방향 교류를 지향해야 한다면 이번 전국연극제를 통하여 지역연극의 선진화는 물론 우리나라 공연예술이 지향할 좌표가 구체화 되도록 애쓰자. 전국 시·도를 대표하는 15개 팀의 본선 경연도 관심거리지만 일상의 고단함과 단조로움을 덜어줄 다양한 행사 프로그램에 관심이 더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영상미디어의 무차별 공세에 감각이 길들여진 요즘 무대 위에 펼쳐지는 우리 삶의 모습에서 힘과 청량제를 얻는 연극 본연의 미덕에도 충실해야? 한다. 대전시를 비롯한 기관, 단체, 학교 등의 협조와 함께 무엇보다도 시민들의 문화 향유를 위한 호기로 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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