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直指)'가 간행된 흥덕사지 주변을 직지문화산업특구로 지정받고, 직지의 산업화를 통해 국제 관광문화도시로 도약한다는 청주시 계획은 시민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 직지는 측우기, 한글 등과 함께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자랑스러운 사료다. 직지가 청주를 상징하고 형상화할 수 있는 브랜드로 개발될 경우 시 발전은 물론 '한국'의 국제 이미지도 한층 부각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청주시가 그간 직지의 세계화를 위해 기울인 노력 또한 남다르다. 지난해 4월 유네스코로부터 직지상(상금 미화 3만 달러)을 승인받아 올해 9월 4일 '직지의 날' 제1회 수상식을 갖게 된 것을 비롯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직지세계화 전문가 자문위원회 출범시켰고, 지난달 16일에는 직지BI(Brand Identity) 선포식을 개최했다. 오는 4월에 청주직지축제, 5~6월경 직지 찾기 국제 사이클대회 등도 개최된다.

직지 관련 축제를 개최하고 직지거리와 공원, 세계문자거리 등을 조성해 도시이미지를 직지화한다고 해서 저절로 관광명소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관광수요는 물론 한류열풍으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 관광객을 비롯해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도록 관련 업계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열악한 숙박, 교통, 위락시설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

아울러 직지를 바탕으로 청주를 세계적인 인쇄기록문화의 명소로 조성하는 것과 병행해 첨단문화산업 발전계획도 한치도 어긋나지 않아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구가 되더라도 정부에서 재정 지원을 하지 않고 단지 일부 규제를 완화해 주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고서점과 골동품 상가 등을 유치하거나 공예 등 문화산업 분야를 육성하는 것은 전적으로 지자체의 몫임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금속활자의 발상지라는 이미지를 세계 브랜드화하기 위해선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필요함을 강조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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