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항 명명식이 있었던 2005년 1월 28일은 '당진항 시대'가 활짝 열린 역사적인 날이다. 당진항 명명 선언과 함께 당진항에 정박 중이던 해경 함정에서 축포가 터지자 화려한 7색 무지개가 펼쳐져 장관을 이뤘다. 천년 '당나루'의 꿈이 여물어 가는 신호탄임에 틀림없었다. 돌이켜 보면 당진군민은 물론 전체 충남도민이 이 날이 오기를 얼마나 학수고대했는지 모른다. 그동안 당진군민들은 내 집 대문에 내 문패를 달 수 없다는 당혹감 때문에 얼마나 노심초사했던가. 당진군민이 지닌 불굴의 의지는 비록 '평택·당진항'이지만 하마터면 도둑 맞을 뻔했던 제 이름을 찾아 쓰게 됐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당진항은 대중국 교역의 전진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환황해 경제권 내 교류거점 지역으로서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기관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충남도와 당진군이 당진항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당진항은 국내 직교역 화물 중 대중국 직교역 화물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배후지역이 수도권 공장 이전의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무한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도 항만 개발은 평택지구에 치우친 나머지 당진지역은 푸대접을 받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지 오래다.

그러나 이제 당진항은 제 이름을 찾게 됐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당진군이 평택·당진항 전체면적 607만평 가운데 57.7%인 350만평에 대해 권한 행사를 할 수 있게 돼 당진권 항만개발에 탄력을 받게 됐다. 석문 부두 등 항만개발을 비롯 석문 국가산업단지 조기개발로 이어지는 당진군의 개발 청사진이 햇빛을 보게 됐다. 이제부터다. 물론 평택지역과 상생협력 관계를 모색하면서 세계적인 허브항으로 발전케 해야 한다. 당진군민들이 당진항 이름을 찾기 위해 보였던 저력과 충청인 특유의 에너지를 당진항 개발과 지역발전을 위해 쏟아 붓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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