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병행 좋은 취지 불구, 교육현장과 안맞아 충북 신청 저조

일·가정을 병행하기 위한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겉돌고 있다.

전일제 교사 충원 문제 등 교육현장 여건과 맞지 않아 일선 학교 교사들이 신청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17학년도 시간선택제 교사제도 운영계획안을 마련해 최근 각급 학교에 보냈다.

시간제 근무 희망 교원은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의 경우 오는 30일까지 교육지원청으로, 고등학교의 경우 내년 1월 6일까지 도교육청으로 신청서와 학교장 추천서를 제출하면 된다.

도교육청은 신청자 중에서 유·초는 8명 안팎에서, 중·고교는 8명 안팎에서 시간제 교사를 지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초등학교는 도교육청에 1건의 문의가 있었을 뿐 아직 신청서를 낸 교원이 없다.

충북의 경우 유·초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도입된 2015년 이후 전일제 교사가 시간제 교사로 전환한 사례가 없다. 2016년도 신청서 접수 때 초등 보건교사 1명이 신청했지만, 교육과정 운영 등 문제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거의 모두 담임을 맡고 있고, 교원 수급 상황도 여의치 않은 초등학교 여건에서는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잘 맞지 않는 제도”라며 “교사들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수업권 또한 중요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중등은 아직 지원자가 없지만, 신청서 접수 마감일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있어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등은 지난해 6명, 올해 7명이 시간선택제 교사로 근무한바 있다.

교원 복지 향상 등을 위한 시간선택제 교사는 현직 교사가 정규직 교육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3년 이내에서 시간제로 전환해 주당 15~25시간 교육활동과 학생 상담·생활 지도를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육아, 간병, 학업, 그 외 사회적응 능력 배양을 위한 경우에만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전일제 교사 충원 문제와 맞물려 △재직 중인 학교에서의 전환 △타 학교 전보 후 전환 △시간선택제 일방 발령 등 지정 조건이 까다롭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중등의 경우 한 학교에서 동일 교과목 2명이 시간제로 전환해야 해당 과목 전일제 교사가 1명 충원된다”며 “당사자 만족도는 높겠지만, 담임이나 지속적인 업무를 못 맡기다 보니 학교 운영 측면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제도”라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단체 등은 시간선택제 교사제도가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등 혼란만 부추길 것이라며 반발했었다.주진석 기자 joo3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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