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지고 보면 고부가가치 산업인 바이오 산업에 관한 한 대전·충남지역만큼 유리한 조건을 갖춘 곳도 없다. 전국에서 지역 내 바이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전문연구인력은 19%나 된다. 이 정도면 기업 수나 인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매출액은 고작 8%에 그치고 있다니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대전·충남은 바이오 기업 수는 많아도 50인 이하의 중소벤처기업이 94%를 차지하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이 영세하다 보니 대부분 업체들이 연구개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벤처기업의 성장과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공공연구기관들과의 기술 이전이 제대로 될 리 만무다.?
매출액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로 확보도 미흡하긴 마찬가지다. 대기업 납품보다 도매상이나 소비자와의 직거래 의존도가 높아 매출 증대에 한계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기업들이 자금난에 봉착해 힘도 써 보지 못하고 기업을 접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산업은 특성상 연구개발에서 투자자금 회수까지의 순환주기가 비교적 장기간인 만큼 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업체들도 대덕밸리의 연구개발 성과물과 기업간 기술 이전 활성화를 지원해 주는 기술거래지원센터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다. 대전·충남이 보유한 유리한 입지 조건을 살리지 못한다면 첨단산업의 메카는 한낱 헛구호에 그칠 것이란 점을 기업과 행정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