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가 좀처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지역 여론을 분열시키는 국면으로까지 치닫고 있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는 지난해 사내 하청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임금 인상과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사측이 직장 폐쇄와 정리해고로 맞서면서부터 시작됐다.

노조 설립과 임금 인상,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시작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는 사측의 출입 금지 및 업무 방해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지면서 더욱 혼미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게다가 이제는 노동계의 가장 중요 이슈인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도 맞물려 있어 좀처럼 사태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민주노총이 2005년 첫 전국 집중 투쟁지로 하이닉스·매그나칩 청주공장을 정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사안이 미치는 파장을 짐작할 수 있다.

하이닉스·매그나칩은 국내 최대의 반도체 생산회사로서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도 이번 사태를 간과할 수 없다. 내수경기가 불황이면서도 지금까지 국가경제를 지켜온 것은 수출호황이고 이에 반도체 분야가 톡톡히 효자 역할을 해 왔다. 게다가 반도체 산업은 청주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분야여서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기대하는 청주시민의 관심은 남다르다.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는 데에는 노사 양측의 불신과 대화 부족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지방정부차원의 대응력도 문제다. 원래 노사관계란 타협과 대립의 이중 구조로 이뤄져 있다. 노사가 대립을 선택하면 결과는 공멸일 것이고 반면에 타협을 선택하면 공생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따라서 노사는 투쟁과 대립이라는 극한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해야 한다. 양자가 극한 대립 양상으로 갈수록 이를 중재하는 중재자의 역할이 중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가 아닌가 싶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청주시나 충북도의 역할이 특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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