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청객 '동상'

영하 2도 이하의 추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동상. 최근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적잖은 사람들이 손과 발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어 동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실제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이 러시아에서 10만명이 동상을 입었으며, 그중 1만 5000명이 사지 절단의 아픔을 겪었다.

현대인들은 생활환경 등에 의해 과거 사람들보다 동상의 확률이 낮지만 자칫 몸 관리에 소홀하거나 실외 근무자 혹은 겨울철 야외 스포츠 마니아들은 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상은 어떤 경우 생기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아 동상의 피해 없이 올겨울을 지내자.

▲동상은 언제, 어떤 사람, 어디

동상은 인체가 영하 2도 이하의 추위에서 7시간 내지 18시간 정도 노출될 경우 조직이 얼면서 국소 혈액공급이 없어져 조식이 손상을 입어 발생한다.

이 동상은 젊고 건강한 사람보다 소아 또는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며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환자에게 역시 자주 발생한다.

수면제나 진통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과 담배 피우고 술을 마시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동상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영양결핍도 동상의 원인 중 하나다.

동상은 주로 손, 발, 귀, 코와 같이 신체의 끝 부분에 잘 나타나는데 이유는 이 부분들의 혈액 순환이 원활치 못하기 때문이다.

▲동상의 증상

바늘로 찌른 듯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느끼며 더 진행되면 감각이 없어지고 강직현상도 나타난다.

제1단계로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조직으로 혈액 공급이 줄어들고 추위가 지속되면 조직이 언 뒤 세포 내외에 얼음 결정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조직이 파괴되며 혈관 내에 얼음이 형성되면 혈관이 막혀 조직으로 혈액 공급이 완전히 차단된다.

이 경우 감각이 없어지며 피부가 밀납처럼 변한다.

제2단계로 조직이 녹으면서 세포와 혈관이 파괴되는데 이때는 피부색이 자색으로 변하고 수포가 생기며 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후 제3단계로 염증에 관여하는 물질이 분비돼 손상의 정도가 심각해진다.

▲동상의 심한 정도의 차이

대부분의 동상은 가벼운 1도 동상이다. 1도 동상은 홍반과 불쾌감이 생기지만 수 시간 내 정상으로 회복된다. 다만 피부가 약간 벗겨지게 된다.

2도 동상의 경우 수포가 발생하며 감각신경의 장애나 한랭에 심한 과민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심한 3도 동상은 출혈성 수포가 생기며 얼어 버린 피부가 창백하고 밀납처럼 변하며 이후에 피부 전체가 소실될 수 있다.

가장 심한 4도 동상은 피부뿐 아니라 근육과 뼈도 손상되어 사지를 절단해야 한다.

▲동상으로 오인할 수 있는 질환

흔히 환자들은 동창을 동상으로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동창이 생기는 부위는 동상과 비슷하지만 동상이 영하에서 생기는 것과 달리 동창은 피부가 영상 5도 정도의 추위에 노출돼 생긴다.

원인은 추위에 과민한 사람이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돼 혈액공급 장애가 와서 발생한다.

피부가 가려워지거나 암적색으로 변하여 붓기도 한다.

심한 경우 수포나 궤양도 발생하기도 하며, 대개 2∼3주 내에 자연 소실된다.

특히 초겨울에 잘 발생하며 봄이 되면 없어진다.

▲동상의 후유증

후유증으로는 조직 손상이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도 혈관이나 교감신경의 이상으로 인해 지각 이상이나 다한증, 한랭과민증 및 조직의 영양 장애 등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지속될 수 있다.

피부의 손실 및 사지의 절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동상의 응급조치

동상은 절대로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되며, 심각한 응급 상황으로 여겨야 한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쉬운 응급조치로는 환자를 먼저 따뜻하게 하고 동상 부위를 압박하고 있는 옷, 양말, 구두 등을 벗긴 후 안정을 취하도록 하며 동상 부위를 다소 높은 곳에 위치시켜 준다.

얼은 부위를 눈이나 얼음으로 문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로 금해야 하며 마른 장작불 등에 쪼이거나 서서히 덥히는 방법도 피하는 것이 좋다.

▲동상의 치료

동상의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은 부위를 빨리 따뜻하게 해 주는 일이며, 일단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하면 절대로 다시 신체 부위가 어는 일은 없어야 한다.

급속 재가온법이 좋으며 42도 정도의 온수에서 피부가 말랑말랑해지고 홍조가 생길 때까지 시행해야 하는데 보통 30∼60분이 소요된다.

이때 상당히 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수포는 터뜨리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이 안전하다.

동상 부위는 감각이 둔해져서 위험을 피하지 못하고 손상을 입기가 쉬우며 일단 손상을 받으면 정상 부위에 비해 잘 낫지 않고 2차 감염이 잘 발생하므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외과적 절제는 가급적 연기해야 하며, 파상풍 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혈관 수축이 심한 경우에는 교감신경 절제술이 효과적이며,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약이나 아스피린,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이 사용되기도 한다.

▲동상의 예방법

동상을 예방하기 위한 기본은 우리 몸에서 열을 빼앗기지 않도록 외부의 찬바람을 막을 수 있는 방한복, 장갑, 양말, 신발 등을 갖추는 것.

또 너무 몸에 꽉 끼는 의복은 피하는 것이 좋고 또 물기가 증발할 때 주위로부터 열을 많이 빼앗아 가므로 젖은 의복이나 장갑 등의 장시간 착용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또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동상의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자제하는 것이 좋고, 음주 역시 열을 많이 손실시키므로 금해야 한다.

몸을 많이 움직이면 열이 발생해 체온이 증가하므로 동상을 막아 주며 바셀린과 같은 기름기가 많은 보습제는 동상의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


<도움 주신 분 : 성모병원 피부과 오신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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