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호 성민교회 담임목사 VS 서기석 옥천교회 장로

성경에 나오는 사도 바울은 신앙을 체계화시킨 인물로 초대교회 당시 최고 지도자로 평가받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사람이 구원받는 것은 율법을 지키는 자신의 공적에 의한 것이 아니고 예수를 믿고 의지하여 모든 것을 맡기는 데에 있다'라는 것을 깨닫고, 에게해 연안 각지를 순회하면서 그리스도교를 전파하고 교회를 세우는 등 빛나는 업적을 세웠다.

그러나 그런 바울의 업적은 혼자서 이룩한 것이 아닌, 바나바라는 최고의 협력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신학자들은 말한다.

'복음 전파'의 최전선에 바울이 있었다면, 바나바는 바울 곁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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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서구 탄방동 성민교회 담임 최용호(66) 목사와 충북 옥천 옥천교회 장로 서기석(64) 옥천 영실애육원 원장은 성경 속 바울과 바나바 같은 관계.

사는 곳이 서로 다르고 각 교회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다르지만, 이들은 교회와 사회를 위해 평생을 바치는 비슷한 길을 걸어오면서 50년 넘게 각별한 정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최 목사는 30년 가까이 목회를 하면서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해 왔고, 서 장로는 애육원 원장으로 30년 넘게 어린이들을 돌봐왔다.

두 사람은 친구로서, 목사와 장로로, '복음 전파'라는 공통의 목표를 추구하는 기독교인으로서 서로에게 도움과 조언을 주고 받았다.

최 목사가 40이라는 나이에 교회를 개척했을 때는 서 장로가 든든한 후원자가 돼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교인들 때문에 고민이 생기면 어김없이 고민을 털어놨으며, 노숙자를 위한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복지기관 '대부'인 서 장로에게 조언을 청했다.

서 장로 역시 신앙적인 고민이 있을 때는 최 목사를 찾아 고민을 털어놓고 기도를 부탁했으며, 자신이 돌보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지도와 기도를 당부했다.

"목사로서 교인에 대한 지도 문제나 재정적 문제가 있을 때 서 장로님에게 조언과 기도를 부탁해요. 친구로서 누구에게도 못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눕니다. 3년 전 노숙자를 위한 봉사를 시작할 때는 복지계의 '대부'인 서 장로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죠."

최 목사는 자신에게 있어 서 장로는 최고의 협력자라고 스스럼 없이 말한다.

서 장로 역시 최 목사가 자신의 '일등 후원자'라고 털어 놓는다.

"최 목사님은 기도를 많이 하시는 분이에요. 선교에 대한 열정도 남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바쁘지만, 애육원 어린이들을 위한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 주시죠."

50여년 전 옥천교회 주일학교에서부터 시작된 이들의 인연이 더욱 각별해진 계기는 30년 전 서 장로가 최 목사에 이어 옥천교회 장로로 취임하면서부터였다.

"최 목사님이 대전 성모여고에 재직할 때 40일간 금식기도를 했어요. 당시 제가 학교를 찾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감동스러웠습니다. 그래서 기도모임을 만들게 됐고 정기적으로 만나서 기도회를 가졌습니다."

두 사람이 더 가까워진 계기는 최 목사가 16년여간의 교직생활을 접고, 목회자의 길에 들어설 때였다.

"대학생 때부터 목회에 뜻을 두고 기도하다가, 막상 목회에 들어서니까 서 장로님이 후원자가 돼 주셨습니다."(최 목사)

그들은 이후 서로 정기적인 왕래는 물론, 바울과 바나바처럼 해외선교여행 때마다 동행을 하게 된다.

"축대를 쌓을 때는 큰 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작은 돌도 필요해요. 저는 그릇이 작으니까 작은 돌 역할을 하고, 최 목사님은 그릇이 크니까 큰 돌 역할을 해서 하나님 나라의 든든한 축대를 쌓자고 말했습니다. 마치 바울과 바나바처럼 말이죠."(서 장로)

이들 사이에서 특이한 점은 50년지기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존댓말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주의 종은 서로를 공경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서로의 단점으로 '인정이 너무 많다'는 점을 꼽는 이들은 서로에게 바라는 점도 같다.

"서 장로님은 지역사회나 국가적으로나 복지재단을 운영하는 등 선한 일을 많이 하시는 분인 데 건강이 너무 안좋아요. 빨리 건강이 좋아지셔서 더욱더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선교여행도 함께 다녔으면 좋겠습니다."(최 목사)

"최 목사님도 그동안 해 왔던 것처럼 하나님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건강에 유의했으면 합니다."(서 장로)??

최용호 목사 프로필

▲경북대 사범대 졸업

▲장로회 신학대 신학대학원(목회학 석사)·미국 임마누엘 신학대학원(목회학 박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선교학 박사)

▲대한예수교 장로회 대전서노회 노회장 역임

▲대전 성민교회 담임목사

?서기석 장로 프로필

▲광주 숭의실업고 졸업

▲크리스챤신문사, 정경문제연구소 근무

▲옥천교회 장로

▲옥천 영실애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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