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절정기로 식생활 영향 사원서 재배 곡류등 주재료

통일신라시대 말경엔 불교의 교파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왕은 곧 부처님'이라고 하는 교종(敎宗)과 '좌선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면 어느 누구도 부처님이 될 수 있다'는 선종(禪宗)이 공존했다. 호국 불교로서의 교종과 개인주의의 경향이 있는 선종은 고려 왕조에 들어서서 전성기를 맞게 된다.

불교사상을 기본으로 한 불교의 여러 문화는 고려 왕조 내내 왕에서부터 일반 백성에 이르는 모든 계층의 귀의를 받아 굳건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었던 고려시대가 절정기였다.

고려의 왕들은 엄격한 정진생활을 통하여 백성의 모범이 돼 이로부터 백성의 존경과 신앙의 대상이 되고자 하였다.

국가차원에서 천재지변이나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에는 도살을 금지시키고, 어(魚)·육(肉)을 제외한 다른 식품이 일상식의 식재료가 됐다. 그 식재료로 만든 음식은 다름 아닌 농산물 증산 정책에 의해 생산된 농산물을 재료로 해 왕실의 보호하에 사찰에서 만들어 낸 다음과 같은 정진식품이다. 아울러 식물성 기름을 많이 사용하고 곡류를 교묘하게 조리해 어육(魚肉)의 맛에 버금가는 맛있고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으로 만든 정진음식이다.

음식의 재료로는 ▲쌀·밀·보리·조·참깨·들깨·대두·소두·무·마늘·파·산나물·버섯·산초·산약 등 ▲차·과일 등 ▲참기름·메주·청국장·된장·간장·식초·꿀 등 ▲김칟장아찌·두부·차·유밀과·각종떡·숙채·생채·각종 죽 등으로 교종과 선종 모두에서 사원의 대토지 소유가 이루어지고 있었던 고려시대엔 대토지에서 생산된 풍부한 농산물을 재료로 해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 왕과 스님을 포함한 불교도들이 정진(精進)할 때 먹는 정진음식이 됐다.

대사원의 주요 지출은 정진 생활을 할 때 먹는 정진음식과 재(齋)를 올릴 때 바치는 음식에 드는 비용이었다.

(사)궁중음식문화협회장·대전보건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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