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곳 밝혀준 40년 봉사인생

▲ 박숙자 부인회 대전지부회장
"남편의 외조가 없었다면 봉사활동 40년을 지탱하기 어려웠을 겁니다."

한국부인회 대전시지부 박숙자(朴淑子·64) 회장은 "적십자 자원 봉사활동에서 지금 한국부인회장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이해심 많은 남편의 외조 덕택"이라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오빠의 대학 동창으로 오빠의 소개로 만난 남편 조재복 목원대 명예교수(사학과)는 박 회장이 자원봉사활동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격려하고 억척스레 뒷바라지해 준 든든한 동반자.

늦은 귀가 때에는 남편이 대신 자녀들을 챙겨 주는가 하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에게 쌀 등 무거운 물품을 나를 때면 운전기사 역할까지 충실히 해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남녀평등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내조는 기본이고 외조는 특별한 경우에 속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더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남편과 아내가 집안살림을 똑같이 나누는 것만이 평등부부가 아니라 각각 자기가 할 도리를 다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해 주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라고 조언한다.

박 회장이 늦은 학업을 결정할 때도 남편의 조언이 무엇보다 큰 힘이 됐다. 51세에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한 박 회장은 아들뻘되는 학생들과 함께 공부, 사회복지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박 회장은 "19세 무렵 적십자사에서 자원봉사자로 시작하며 사랑과 감상만으로 사회복지활동을 해 왔는데, 그것만으론 부족하다고 느껴서 사회복지이론을 제대로 공부하고자 했던 것이 만학의 동기"라며 "잘할 수 있을까 불안감이 앞섰지만 용기를 준 가족이 있었기에 이젠 '자격증 갖춘' 봉사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 회장은 "주부들도 가족을 위해 희생만 할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며 "직장생활을 하지 않더라도 취미활동 등을 통해 자기 계발을 한다면 중년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부들의 취미활동이 시간 떼우기나 일회성에 그쳐선 도움이 안된다"며 "자기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한편 사회적으로도 확장시킬 수 있는 활동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미용기술을 익혀 독거노인이나 시설 아동들의 머리 손질을 해 준다든지, 생협 운동을 통해 환경 운동에 참여하는 등 뜻있는 일을 해야 보람도 배가 된다는 것.

박 회장은 "지난해 예기치 않게 한국부인회 회장직을 둘러싸고 잡음이 생겨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돼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모든 일이 순리대로 해결된 만큼 한국부인회의 더 큰 도약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일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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