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권 도전 가능성 시사, “불펜투수로서 몸푸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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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청투데이 DB
안희정 충남지사가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야권에서도 ‘충청대망론’ 바람이 일고 있다.

20대 국회에 측근들이 다수 입성하며 중앙정치 무대에서 대권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안 지사가 내년 말 대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에 지역 정가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야권 잠룡’ 중 충청에서 단단한 입지를 굳히고 있는 안 지사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충남지역 20대 총선 당선인 초청 정책설명회’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지사는 이날 “시대의 요구가 있을 때 준비가 안 된 건, 군대조직으로 치면 장수의 문제이고, 부름에 응답하지 못하는 건 가장 큰 죄”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제게 많은 기대를 거시는 분들에게 저는 아직 불펜투수 정도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지금도 여전히 그 상태”라며 “열심히 몸을 만들고, 연습하고, 몸을 푸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도지사 선거 때도 열심히 준비하고 실력 쌓아 기회가 되면 대한민국을 이끄는 정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고 약속드린 것과 같은 연장선”이라며 “시대와 때가 정하는 일이라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다”고 대권 도전 시점을 명확히 못박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제가 계속 (문재인 전 대표를) 응원해야 할 지 아니면 슛을 하기 위해 뛰어야 하는 지는 그 때 가봐야 한다”고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둔 이후 다시 나온 발언이어서 관심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안 지사와 같은 좋은 후배들과 제가 경쟁할 수 있다면 그것만 해도 큰 영광”이라며 “우리 당으로서는 아주 든든하고 기대가 크다”는 덕담으로 화답했다.

최근 여권에서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충청대망론’이 야권에서도 안 지사를 중심으로 회자되면서 지역 정가는 안 지사의 재선 이후 행보에 대한 다양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선이 2017년 12월에 열리고, 2018년 6월에는 지방선거가 열리는 만큼 안 지사가 대권에 도전하더라도 시기적으로 도정공백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말까지 새어나오는 모습이다.

또 차기 대선에서 경선에 참여해 이름을 알린 뒤 차차기를 노리기 위해 21대 총선에서 여의도 입성을 준비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돈다. 지역 정가에서는 반 사무총장은 물론 안 지사까지 중앙 정치에서 이름이 거론되며 충청 출신 인사들이 비약적으로 성장하는 것을 두고 큰 기대감을 표하고 있다.

한 정가 인사는 “여야 모두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충청을 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론에 대해 가볍게 여기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동안 좌절을 겪어온 충청대망론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충청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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