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음식물 알레르기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아냈다. 기초과학연구원 면역미생물공생연구단은 음식물에 든 항원(항체를 형성시키는 단백질 물질)이 소장 내 면역 반응 억제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28일 밝혔다.

음식 유래 항원이 소장 점막 면역시스템 발달에 기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으로, 향후 음식물 알레르기 등 각종 면역질환의 이해와 치료 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전망이다. 연구단은 일반 생쥐와 장내 공생 세균이 없는 무균 생쥐, 장내 공생 세균 및 음식 유래 항원이 없는 무항원 생쥐를 이용해 비교 실험했다.

그 결과, 음식 유래 항원에 노출되지 않은 무항원 생쥐의 소장에서 면역억제세포(말초 조직 유래 조절 T세포)가 다른 생쥐들보다 현저히 적게 관찰됐다. 또 일반 생쥐와 무균 생쥐에게도 제공되지 않았던 새로운 특정 음식물 항원을 먹인 실험에서도, 무항원 생쥐의 소장 점막에서 다른 생쥐들보다 높은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이는 음식물 알레르기가 다양한 음식을 처음 먹기 시작하는 유아기에 많이 발생하고, 성장기를 거치면서 그 발생 빈도가 낮아지는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연구단의 설명이다.

연구단은 앞으로 무균·무항원 생쥐들을 활용해 특정 음식들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방식을 규명하고, 그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나운규 기자 sendm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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