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여성 조합장’ 청주청남농협 안정숙 당선인
도내 최다선 ‘8선’ 기록 … 4표차 당락 엇갈리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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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주, 안정숙, 정인걸, 임종광(좌부터)
지난 11일 전국 동시선거로 처음 치러진 조합장선거에서 충북지역에서도 이색 당선인들이 속출했다.

금녀의 벽을 허문 최초의 여성 조합장과 도내 최다선의 8선 조합장이 탄생했고, 심지어 4표차로 당락이 갈린 곳도 2곳이나 나왔다.

도내에서 재선에 도전한 현 조합장 26명 가운데 17명이 수성에 성공하는 등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운 현 조합장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도·농 간 지역적 편차도 컸다.

청주지역의 경우 현직이 유리할 것이란 당초 예상을 깨고 11개 단위농협 중 무투표 당선인을 포함해도 연임에 성공한 현직출신의 조합장은 4명에 불과했으며, 나머지 7명은 초선으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조합원들의 의중을 짐작케 했다.

충북에선 제천 봉양농협에서 홍성주(62) 당선인이 8선에 성공하면서 ‘도내 현역 최다선’이란 타이틀을 따냈다. 홍 당선인은 9선의 김우영(73) 전 단양소백농협조합장의 불출마로 이번 선거에서 도내 현역 최다선 기록을 세웠다.

제천 세명대를 졸업한 홍 당선인은 군 생활을 마친 뒤 제천에서 각종 사회활동을 해오다 1988년 5월 봉양농협 조합장에 처음으로 당선됐다. 당시 그는 35세로 전국 최연소 조합장이라는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여성 조합장도 잇따라 탄생하면서 ‘금녀의 벽’이 허물어졌다.

충북 최초 여성 조합장이 된 청주청남농협의 안정숙(63) 당선인은 2명의 남성 후보자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청남농협 문의지점장까지 23년간 농협에서 근무했던 안 당선인은 청원군의원까지 지냈을 정도로 탄탄한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초반부터 독주하며 당선이 유력했었다.

개표가 진행될 수록 피를 말리는 접전이 벌어진 곳도 있다. 699표를 얻은 옥천 이원농협의 송오현(58) 당선인은 불과 4표 차로 2위 후보를 따돌렸다. 괴산 군자농협의 손관모(62) 당선인도 4표차로 신승했다. 청주 미원낭성농협의 도정선(54) 당선인과 2위 후보의 표차는 불과 9표였다. 이들 농협에선 재검표까지 진행됐다.

2명의 후보가 출마한 충주 노은농협에선 김영혁(61) 당선인이 81.8%의 지지를 얻어 최다 득표율을 기록했다. 도내에서 가장 많은 7명의 후보가 나선 서청주농협에선 22.5%의 득표율을 얻은 정영근(62) 후보가 승리했다.

음성 금왕농협의 정인걸(77) 후보는 최고령 당선인, 진천 문백농협의 임종광(49) 후보는 최연소 당선인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이번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는 과열과 혼탁 양상을 막기 위해 도입됐지만, 선거운동 기간이 짧고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데다 공개 토론회나 연설회도 금지돼 ‘깜깜이 선거’란 후보자들의 불만이 쏟아져 개선과제로 남았다.

경철수 기자 cskyung7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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