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무게가 줄었어요 허리선도 나왔구요"

▲ 성화봉송에 참여한 논산마라톤클럽 회원들 모습.

'허리 사이즈와 몸무게가 줄어 옷을 수선해야 한다.'
'중독과 금단 증세가 있어 한번 걸려들면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다.'
'아침에 애들은 빵이나 한 조각 들고 깨작거리는데 밥 한 공기를 국에 말아 다 먹고 후식까지 찾아 아내의 눈총을 받게 된다.'

마라톤의 병폐(?)란 제목으로 마라톤 입문 후, 3~4개월이 지나 신체적, 정신적으로 겪게 되는 실제상황을 모아 풍자적으로 나열한 글이다.
논산에서도 이러한 달리기가 주는 오묘하고도 감미로운 유혹에 흠뻑 젖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논산마라톤클럽(회장 정은수) 회원들로 새벽 6시 논산 공설운동장에 가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달리기를 하고 있는 이들을 볼 수 있다.

또 토요일 오후 탑정 저수지 주변도로에서도 무리지어 달리는 이들 마라톤클럽 회원들을 만날 수 있다.

각종 마라톤대회에서도 쉽게 이들을 찾을 수 있다.
단체로 참가한 회원들 모두가 한 명도 빠지지 않고 풀코스를 완주해 시상식장에서 모범단체상을 받는다면 일단은 논산마라톤클럽이라고 생각해도 될 정도다.

논산에서 유일한 마라톤클럽으로 회원 수는 비록 40여명의 소수 정예지만, 지난 9월 '금산 인삼 마라톤대회'에서는 최우수 모범 단체상을, 지난 10월 열린 '부여 백제문화제 기념 마라톤대회'에서도 우수 모범단체상을 받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회원들의 출중한 기량은 충남도에서 단연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2002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신청한 여성은 충남도 전체를 통틀어 불과 10명.

그 10명 중에서 논산마라톤클럽 소속이 4명이나 차지했고, 이들 모두가 42.195km를 거뜬히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논산마라톤클럽이 결성된 것은 지난 2000년 9월. 논산 공설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며 알게 된 몇몇이 모임을 결성해 체계적으로 훈련해 보자는 데서 출발했다.

이후 하나씩 둘씩 소식을 접한 달리기 마니아들이 모여들어 체계적인 운동 프로그램에 따른 공동 훈련으로 실력을 키워 나갔고, 이와 더불어 회원들간의 끈끈한 정도 나누게 됐다.

이렇게 향상된 달리기 실력으로 이들 마라톤클럽 회원들은 각종 마라톤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풀코스를 완주해야만 느낄 수 있는 뿌듯한 자신감과 내적인 행복감을 만끽했다.

이와 함께 각종 잔병치레가 없어지고 몸이 좋지 않았던 회원들이 놀랍도록 건강이 회복되는 신체적인 변화도 부수적으로 따라왔다.
종합병원으로 불리며 각종 성인병을 앓았던 이용택(48·세무사) 회원은 마라톤 입문 후 7개월 만에 지난 '2002 춘천마라톤대회'에서 풀코스를 완주했다.
이씨는 달리기를 하면 할수록 건강도 더불어 좋아지는 것을 체험하면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성적으로 꾸준히 연습을 하게 됐다고 한다.
논산마라톤클럽의 또 하나의 특징은 부부 회원이 많다는 점이다.

총 6쌍인 이들 부부 회원들은 거의 대부분 남편이 먼저 달리기를 시작하며 건강을 회복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된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아내들도 자연스럽게 남편을 따라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한다.

박영모(43) 회원은 "시장만 다녀와도 피곤해 하던 아내가 달리기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풀코스를 완주하는 수준에까지 올랐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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