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의 주인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시민주주가 전체지분 44%를 넘는 시민구단인 대전시티즌 홈페이지에 정면으로 박힌 문구다. 대전은 지역적으로 서포터즈를 포함한 활동적인 축구팬들은 누구보다 주인의식이 강한데다 특히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잠재된’ 팬들이 많다. 하지만 김호 사장을 영입한 대전시티즌은 전열을 채 가다듬기도 전에 온갖 논란과 구설에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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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대전시티즌 홈페이지 캡처
대전시티즌의 새단장 행보가 축구팬들이 지향하는 ‘주인의식’과 괴리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최근 구단 프론트 정규직 사무국장 공개채용에 시 고위관계자와 유착 의혹이 있는 인사가 내정됐다는 의혹과 함께 축구계에서 논란이 인 바 있다. 특히 27일 오후 2시에 진행된 사무국장 면접자 4명 중 구설에 오른 행정전문가 ‘K씨’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채용 최종단계에서는 구단 안팎으로 투명성과 공정경쟁에 대한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대전시와 시티즌은 사무국장 정규직화에 대해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을 부여하고 채용때마다 정치적 논란을 배재하기 위한 조치라며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테니 조금만 지켜봐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행보가 오히려 팬들과의 해묵은 갈등을 부추기고 있는 꼴이 되고 있다.

지역 축구계 일각에서는 “성적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라고까지 표현하며 “시민구단은 말그대로 시민과 함께 주인의식을 공유하고 스포츠의 저변확대를 위해 함께 꾸려가고 호흡하는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서포터즈 등 축구팬들은 불통행정에 불만을 갖고 대전시티즌 비상대책위를 꾸리며 집단행동을 예고하기도 했다.

대전시티즌은 지역 팬들의 속성을 깊숙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대전은 ‘축구특별시’였던 적이 있었다. 응원하고 싶은, 사랑하는 팀을 가진 스포츠팬들은 ‘자신의 팀’을 버리지 않는다. 시즌 성적은 스포츠팀에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시민에게 외면받는 구단에게는 단순히 2차적인 문제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우려와 함께 성적 향상의 기대도 한몸에 받고 있는 대전시티즌은 의혹과 구설의 위기를 투명하게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윤희섭 기자 aesup@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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