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 인터뷰서 “AI과목 의무화”, 총학 “사전설명 없어” 대화 요구, 무학과트랙·EOZ도 강행 반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소통 없는 학사 운영에 학생들이 총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제31대 KAIST 학부 총학생회 ‘품’은 26일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학사정책을 항의하는 내용의 총학생회장단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발단이 된 것은 신성철 KAIST 총장이 최근 진행한 한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총학생회에 따르면 신 총장은 인터뷰에서 내년도 신입생부터 인공지능(AI) 과목 최소 1개를 이수해야 졸업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는 내년도 모든 신입생에게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중대한 정책임에도 총학생회 측은 사전에 어떠한 설명이나 통보를 받지 못했다는 것.

총학생회장단은 서한에서 “그동안 총장께서 취임 이후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모든 정책에 대해 저희는 사전에 통보조차도 받은 적이 없다”며 “얼마나 더 학생들 실망의 목소리가 되풀이돼야 할지 유감”이라고 말했다.

최근 학교 측의 학사운영 소통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은 잇따르고 있다. ‘무학과 트랙’과 ‘EOZ(English only zone)’ 정책이 대표적이다.

무학과 트랙은 학과 구분없이 입학토록 하는 것으로 학교 측은 내년부터 무학과제 확대 도입을 추진 중이다. EOZ는 영어만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숙사로서 학교본부가 건립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학사정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에도 정작 정책수요자인 학생들은 아는 바가 없어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측의 정확한 정보제공이 없는 탓에 학생들은 정책 추진과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조영득 KAIST 총학생회장은 “이대로는 구성원 간의 소통과 화합을 통해 발전하는 KAIST의 모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며 “총장께서 총학생회장단과의 대화에 직접 나서주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KAIST 총학생회장은 이날 공개서한을 학교 측에 전달한 뒤 총장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다.

KAIST 측은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원만한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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