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긴급신고 평균 도착시간 5분 20초… 일반신고는 5분 50초
긴급출동 시간 매년 증가 추세... 취지 퇴색되며 치안 공백 우려

경찰이 범죄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 긴급신고 체계를 마련해 놓았지만 그에 따른 출동 시간은 갈수록 느려지면서 취지 자체가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반출동 시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강력범죄 대응 공백이 빚어지는 것 아니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찰이 긴급신고를 받아 현장에 출동한 시간은 평균 5분 20초다.

경찰은 강력범죄 증가 등에 따라 지난해 출동 체계를 3단계에서 5단계로 세분화했다.

이 중 생명이나 신체에 대한 위험이 예상되거나 이미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는 ‘코드 1’과 날치기 등 이동범죄나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 현행범 상황에 해당하는 최긴급 지령 ‘코드 0’의 경우 긴급출동으로 분류된다.

반면 ‘영업종료 시간에도 손님이 나가지 않는다’ 등의 일반신고의 경우 현장 출동 평균 시간은 5분 50초로 집계되면서 긴급출동과 30초 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의 출동 시간 자체도 3년 전에 비해 느려졌다. 2014년 긴급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3분 50초였지만 2015년 5분 4초, 지난해 5분 2초에 이어 올해는 5분 20초까지 늘어났다.

일각에선 이 같은 출동 지연에 따른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경찰청이 시민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6.6%가 긴급신고에 대한 신속도착 기준을 5분 이내로 판단했다.

그러나 3년 간 경찰의 긴급출동 시간이 5분을 넘어서면서 긴급출동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경찰관과 통화한 뒤부터 경찰이 현장에 도착까지의 시간으로 현장대응시간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일선 경찰에 접수역량 교육 등을 강화하고 있다”며 “112는 긴급 범죄신고의 대응창구인 만큼 허위·장난 신고를 자제해 경찰이 위급한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협조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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