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예고
국·공립 확대 반대 등 이유
맞벌이부부 등 한숨만 푹푹
교육부는 ‘엄정 대응’ 맞불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휴업을 예고하자 지역 학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증폭되고 있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집단 휴업에 엄정 대응을 예고했지만 사립유치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 사립유치원과 교육당국간 마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립유치원들이 집단 휴업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2가지로 압축된다. 사립유치원들의 재정지원 확대와 함께 국공립유치원 확대정책 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립유치원들은 오는 18일 1차 휴업을 하고 별다른 대책마련이 없을 경우 25~29일 2차 휴업을 예고했다.

지역 맞벌이 학부모들은 벌써부터 한 걱정이다.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아야 하는지 사립유치원과 교육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 사는 이 모(33·여) 씨는 “우리 부부 모두 근무지가 충남이어서 아침 일찍 아이들을 맡기고 있는데 당장 18일 휴업을 하면 타지에 사시는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사립유치원들의 상황도 일부분 이해는 되지만 현재로써는 아이들을 볼모로 한 휴업으로 밖에 인식되지 않는다”고 큰 한숨을 내쉬었다.

교육부는 엄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재난공제회관에서 전국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사립유치원 집단 휴업 문제를 논의했다.

대전교육청은 일단 휴업을 막기 위한 행정지도를 펼치는 한편 실제 휴업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 정원감축 등 행정제제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단 시교육청은 휴업에 들어갈 것에 대비해 대전유아교육진흥원, 공립 단설유치원과 연계한 긴급 돌봄서비스 대책을 수립했다.

또 임시돌봄이 필요한 학부모는 시교육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임시돌봄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한 후 오는 14일 정오까지 업무 담당자 메일로 발송하면 절차에 따라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전 사립유치원연합회에 가입된 사립유치원들은 휴업에 돌입하더라도 부모들 불편없이 원아들을 돌보겠다는 의견을 대전교육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전지역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는 지난 3월 1일 기준 2만 434명, 현재 운영되는 사립유치원은 173개다. 현재 대전교육청은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휴업 여부를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은 원들이 답을 내놓지 않고 정확한 현황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사립유치원의 갑작스런 집단 휴업예고로 큰 걱정을 끼쳐드린 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사립유치원이 휴업을 철회해 교육과정의 정상 운영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며 휴업이 강행될 경우를 대비해 다각적인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홍표 기자 dream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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