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축산단지 홍성은 1명뿐
생활·근무여건 좋은 곳 경쟁 치열… “미달지역 방역 차질”

최근 충남도가 수의직 공무원을 모집한 결과 예산과 부여는 지원자가 1명도 없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의 경우에도 4명 모집에 1명이 지원해 인원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비교적 생활과 근무여건이 좋고 업무량이 적은 지역은 지원율이 높은 반면, 대규모축산단지가 조성돼 있는 홍성과 예산 등은 과도한 업무와 좋지 않은 생활여건 등의 이유로 기피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수의직 기피현상은 매년 되풀이되는 AI나 구제역 등에 대한 방역업무 공백과 직결돼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12일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도와 15개 시·군 수의직(7급) 공무원 46명 모집에 79명이 지원해 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15명을 뽑는 도에는 29명이 지원해 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천안이 2명 모집에 9명이 지원, 계룡이 1명 모집에 7명 지원해 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방역 관련 업무가 많고 대규모축산단지가 조성돼 있는 홍성과 예산 등의 경우 지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원을 채우지 못한 시·군은 구제역 백신접종, 방역업무 등의 작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어 도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홍성군 관계자는 “홍성지역은 구제역, AI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방역 업무가 폭주하지만, 진급의 기회는 보장되지 않아 지원율이 낮다”며 “도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도와 시·군이 수의직 공무원을 따로 모집하는 방식이 아닌 미리 임용기관을 지정하지 않고 선발해 시·군 결원사정에 따라 임용후보자를 배분하는 도 일괄 방식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도 관계자는 “도 일괄로 모집해도 타 지역으로 배분하면 일을 그만두는 현상이 발생한다”며 “원하는 지역에 가고 싶어 지원했는데 근무가 많은 지역으로 가라고 하면 가겠는가. 오히려 이직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조례 개정을 통한 수당 지급과 거주지원비 제공 등 시·군 자체에서도 특단의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협 기자 leejh8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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