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개편안 확정 1년 유예에
외고·국제고 우선선발 폐지등
고교입시 변화 더해져 대혼란

2021학년도 대학 수학능력시험(수능) 개편이 유예되면서 안심하고 있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불똥을 맞게 됐다.

개편된 2021학년도 수능을 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른 뒤 유형 분석 등을 하려했지만 하루 아침에 개편안 당사자가 됐다.

내년 고교 입시에서도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등 우선선발권도 폐지되면서 중2 학생들은 고교·대학 입시에서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31일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이 1년 뒤로 늦춰진다는 교육부 발표가 나오자 중2 학생들과 학교 현장은 혼란을 일으켰다. 이들은 수능 개편 첫 당사자가 된다는 발표와 전날 정부의 고교 우선선발권 폐지 등으로 ‘입시제도 폭탄돌리기’ 유탄을 맞게 됐다고 전했다.

대전지역 A 중등교사는 “정부가 새로운 교육과정(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수능 개편을 한다고 했을 때까지도 중3 학생들만 걱정이 많았는데 하루 아침에 당사자가 바뀌며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고교 입시까지 영향이 함께 오다보니 진학지도에도 큰 변화가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사가 말한 고교 입시 영향은 내년부터 도입될 전망인 고교 우선선발권 폐지다.

교육부는 30일 외고·국제고·자사고의 우선선발권을 내년부터 폐지해 일반계고와 동시에 입시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이는 학업성적이 좋은 학생의 특목고·자사고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고교학점제·성취평가제 등 교육개혁 정책이 안착하도록 한다는 방침에서 비롯됐다.

B 중등교사는 “교육 패러다임을 학생 중심으로 바꾼다더니 중2 학생에게 고입·대입에서 변화만 주문한 꼴이 됐다”며 “중2 학생들이 수능을 치르는 2022학년도는 현 정부 말인데 각종 정책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수능 개편이 늦어지면서 현 중3 학생들은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서로 교육받되 수능은 현행대로 보면서 과목도 상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른바 교육과정과 수능 체제가 따로 진행되면서 입시진로 프로그램 수립에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예견이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보도자료에서 “수학과목은 교재가 개편된 상황에서 시험범위가 어디까지 편성될지, 과학탐구 영역은 진로선택과목으로 편성돼 선택과목을 어떻게 할지 과도기를 겪게 될 것”이라며 “또 중3 학생들이 재수하면 새로 변경된 평가방식이 적용되기 때문에 입시 불안감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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