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안신도시 개발당시 발굴… 고려시대 관아관련 시설로 추정
고려시대 마을모습 복원·관아건물 기초자료로 역사적 가치

대전 도안신도시 개발 때 발굴된 고려시대 대규모 마을 유적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작업이 본격화된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시는 내달 문화재청에 (가칭)상대동 고려시대 대형건물지를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신청할 계획이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면 국비지원이 가능해져 원형보존과 체계적인 보수 정비를 할 수 있다.

시는 앞서 국가문화재 지정 신청 보고서 용역을 발주한 데 이어 학술대회도 개최하면서 지정 신청 사전 작업을 마쳤다. 상대동 고려시대 대형건물지는 고려시대 마을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서 높은 가치를 자랑한다. 백제문화재연구원에서 조사한 상대동 유적은 대전시 유성구 상대동 65-8번지 일원으로 총 면적은 21만 3331㎡다. 왠만한 축구장 면적을 수배 웃도는 크기다.

그동안 고려시대 마을유적이 발굴된 적은 있지만 이같이 대규모로 나온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지난 2009년 트리풀시티 9블록 아파트 건립 중 대규모 유적지가 발견돼 한 동은 건립이 취소되기도 했다.

발굴조사 결과 대형 건물지 1·2호를 비롯해 건물지 60여개소, 연못 2기, 우물 11기와 건물지를 연결하는 도로 등이 확인됐다.

상대동 유적 성격은 수년간 여러 연구자들의 조사를 거쳐 고려시대 관아(官衙)관련 시설로 추정되고 있다.

문경호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전국에서 고려시대 유적이 여러군데 발견됐지만 상대동과 같이 마을이 통째로 발견된 적은 없다”며 “특히 그동안 마을을 중심으로 길 구조가 어떻게 편성되는지 보여주는 유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윤용혁 전 공주대 교수도 “고려시대 건물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다보니 유적의 성격을 정리하느라 몇년을 보냈다”며 “일단은 관아관련 시설로 의견이 모아졌으며 고려시대 관아가 어떤 구조로 돼 있는지 얘기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본다. 조선시대보다 건물이 훨씬 큰 것으로 미뤄보아 경제적 규모나 건물을 생각하는 개념이 달랐던 것 같다. 터만 남아있지만 학술적인 가치는 굉장히 큰 장소”라고 설명했다.

시는 상대동 고려시대 대형건물지와 함께 월평동 산성도 국가지정문화재로 함께 지정 신청할 방침이다. 월평동 산성은 산 정상부를 따라 쌓은 사비시대 백제산성으로 인접한 월평동유적에서는 고구려 시대 유적도 확인됐다.

대전시는 국가지정문화재 양적 확대를 통해 지역 문화유산 자긍심을 고취해나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국가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시 문화유적을 점차적으로 국가지정으로 추진해나가면서 지역 문화유산 자긍심을 고취해나갈 것”이라면서 “이를 위한 세부적인 준비작업들을 계속해서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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