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상징성 제고 등 24억, 도의회 행자위 추경안 전액 삭감
도 내부서도 예산낭비 지적

충남도의회가 도의 도청사 리모델링 사업에 제동을 걸었다.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지난 14일 도가 도청사 상징성을 높이는 등을 위해 공간재구성 사업이 필요하다며 1차 추가경정예산에 올린 24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도의회는 상징성 부족과 민원인 휴게시설 부족 등의 이유로 지은 지 4년 밖에 안 된 새 건물에 수십억원을 들여 다시 뜯어고치는 것에 대해 예산 낭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경시설 재구성으로 민원인 휴게공간을 확보하고 지하 1층 공간 재배치로 접근을 용이하게 한다는 게 도의 구상이지만, 도청사 준공 4년 만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도의회는 특히 지난해 말 올해분(2017년) 본예산을 통해 도청사 리모델링 예산으로 15억원을 이미 확보한 상황에서 추가로 24억원을 세워 공사한다는 것에 대해, 시급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민 정서와도 맞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도의 공간재구성 사업에 대해 도 공무원들조차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도청 직원 내부게시판에는 도의 공간재구성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도청의 한 공무원은 게시판을 통해 “내 집이라면 절대 안 한다. 새 건물을 왜…”라며 “도민들이 알면 세금 아깝다고 난리날 것”이라고 했다.

다른 공무원은 “도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본청 리모델링에 공감하지만, 지금도 낡고 허름한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업소가 있다”라며 “사업소들은 장마때는 균열된 벽 때문에 누수 걱정, 겨울에는 그 틈이 얼었다 녹아서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리모델링)예산으로 매번 거론되는 주차장, 어린이집에 투자했으면 좋겠다”라며 “보다 효율적이고 시급한 부분에 우선 신경을 써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충남도의회는 오는 18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각 상임위원서 심의된 1차 추경에 대한 심사를 벌인 후, 20일 본회의를 열고 최종 결정한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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