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파업·중정비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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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정비인력의 숙련도 하락과 수서고속철도(SRT) 개통 등의 영향으로 KTX 운행률 하락이 현실화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날부터 KTX 운행률을 축소한다고 밝혔다. 주말인 2~4일 90%대, 9~15일 80%대로 운행률을 줄여 KTX 기관사를 화물열차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9월 27일 전국철도노조의 파업이 시작된 이래로 코레일은 KTX만큼은 운행률 100%를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최장기 파업으로 대체투입된 정비인력의 숙련도 부족과 KTX 정기 검수, KTX 열차의 SRT 양도 등이 맞물리면서 ‘100% 운행률’이 깨지게 됐다. 실제 코레일이 밝힌 2일 KTX 운행률은 평시 266편 중 243편만 운행돼 91.4%를 기록했다. 이튿날인 3일엔 269편 중 244편만 운행에 투입되면서 전날보다 낮은 90.7%의 운행률을 보였다. 4일엔 다소 오른 92.5%를 기록했지만 9일부터 80%대로 주저앉을 예정이다.

코레일은 이처럼 KTX 운행률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지만 SRT가 개통하는 오는 9일부터 고속열차 운행률이 늘어난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코레일은 KTX와 SRT가 천안아산역부터 공동 선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고속열차 편수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별개의 열차인 KTX와 SRT를 연관지으면서 KTX의 감편을 정당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KTX의 운행을 줄여야 SRT가 사잇시간에 주행할 수 있는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KTX의 정기 검수는 물론 SRT 정비까지 코레일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파업 인력이 현업에 복귀하더라도 검수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코레일이 2013년 파업 여파로 사무직원에게 기관사 교육·자격증 취득을 해 기관사는 확보했지만 일상정비 인력은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파업이 길어지고 이달 들어 중정비가 몰리면서 KTX 감편이 불가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1일 철도파업 참가자의 조속한 업무복귀를 촉구하는 경영진 담화문을 발표했다. 코레일 경영진은 “지난달 23일 대전지방법원에 성과연봉제에 대한 본안 소송 및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으므로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하고 파업을 이어갈 이유가 사라졌다”며 “파업참가자의 임금손실이 1000여만원에 이르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달 말까지 노사합의를 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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