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먹은 학생 평균점수 5% ↓, 男 언어·女 외국어영역 취약, 정서적 안정·건강유지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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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밥 먹기의 중요성과 아침밥 결식률 저감 대책 마련을 위해 전문가, 학부모, 학생 등이 모여 토론회를 개최했다. 충청투데이 이선종 PD
아침밥에는 놀라운 힘이 있다. 보통 아침밥은 전날 저녁식사 이후 12~13시간 후에 섭취한다.

이 때 아침밥을 통해 몸에 들어오는 영양분은 오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전날 저녁부터 소진된 에너지를 보충해 주며, 특히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집중력을 높인다. 반면 아침밥을 먹지 않을 경우에는 점식식사까지 약 17시간을 공복상태로 있어야 한다.

자연히 우리 몸은 영양 부족상태에 빠지게 되고, 신체는 기능저하를 느끼게 된다.

홍정남 충남 구항초 영양교사는 "아침을 안 먹으면 뇌가 생각을 하는 필요한 포도당이 부족하니 집중력이 떨어진다"라며 "우리 몸은 포도당이 부족하면 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을 쓴다. 이 과정에서 젖산이라는 피로물질이 쌓이고 학생들의 피로감은 더 극에 달한다"고 말했다.

아침밥을 먹고 것과 안 먹는 것의 차이는 여러 연구와 자료를 통해 이미 입증돼 있다.

농촌진흥청이 2002년 대학생 3612명을 대상으로 아침식사와 수능성적과의 관계를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일 아침 식사를 먹은 학생의 수능성적이 안 먹은 학생에 비해 평균 5%(점수 환산시 약 20점) 정도 높았다.

아침밥과 성적과의 상관관계는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6월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고등학교 3학년 학생 1652명의 아침 식사 습관과 체중, 수학능력시험 점수 등을 분석해 봤다.

아침을 매일 먹은 학생과 1주일에 하루 이상 거르는 학생의 언어(국어), 수리(수학), 외국어(영어) 영역 수능점수를 비교했다. 분석결과, 매일 아침을 먹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 평균 점수에서 남학생은 6.4점, 여학생이 8.5점 더 높았다.

특히 아침을 전혀 먹지 않은 여학생은 외국어 영역에서 고득점을 얻을 확률이 매일 먹은 여학생의 5분의 1도 안 됐다.

아침을 거르는 남학생은 언어 영역에서 고득점을 받을 확률은 절반을 밑돌았다.

아침밥의 놀라운 효과는 단지 성적 향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더 중요한 것은 아침밥이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감에 도움을 주는 등 정신건강과도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아침밥이 정서적 안정과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상명대 외식영양학과 황지윤 교수팀이 2013년 8~12월 '아침밥 클럽'에 가입한 서울 지역 고등학생(10개교) 315명을 추적 관찰했다.

아침밥 클럽은 서울시가 2008년부터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을 위해 아침 식사용 간편 식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수팀의 발표에 따르면 아침밥 클럽에 가입한 이후 ADHD 점수가 가입 전 평균 27.2점에서 가입 후 19.8점으로 감소했다.

ADHD 아동을 방치하면 집중력 장애, 충동성, 감정 기복, 과잉행동 등이 심해져 학습능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심각한 사회적응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황 교수는 "ADHD 점수가 몇 점 이상이면 실제 ADHD 아동으로 진단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아침 식사를 챙겨 먹는 것이 ADHD 예방엔 분명히 효과적"이라며 "아침밥을 먹으면서 정서적 안정을 갖게 돼 정신건강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했다. 황 교수팀의 연구결과는 아침밥이 단순한 영양공급의 차원을 넘어 '정서적인 안정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홍정남 영양교사는 "아침식사를 한다는 것.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아침식사는 가족사랑의 시작"이라며 "가족이 함께 아침을 먹으며 소통하는 것은 영양학적 측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라며 "아침식사가 하나의 생활패턴으로 고정되게 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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