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직접 방문해보니
식용유·된장·과자·두부 등
수입산 원재료 쓰는 경우
대부분 GMO포함 불구
표시 미비… 소비자들 몰라

▲ 14일 대전 서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이정훈 기자
“일반 기름보다 좋은 것 같아 카놀라유를 자주 사용하는데 GMO를 원료로 한 제품인지는 몰랐어요.”

14일 대전에 위치한 A 대형마트. GMO(유전자변형식품) 원료가 포함된 식용유를 고르던 고객은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에서 유전자변형식품에 대한 유해성 여부 논란이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GMO에 대한 인식은 부족했다.

대형마트 1층 식용유&조미류 코너에 들어서자 진열대에는 ‘100% 콩으로 만든 카놀라유’, ‘옥수수100% 기름’, ‘포도 원액으로 만든 기름’ 등 다양한 식용유 상품이 칸칸이 들어차 있었다. 진열대에서 식용유를 고르는 소비자들은 앞면에 표기된 원재료 100% 표기 함유량을 믿고 물건을 구매하고 있었다. 그러나 상품 뒷면에는 '100% 수입' 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음에도 이를 확인하는 소비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식용유·옥수수유를 포함한 물엿, 된장, 고추장 등에서 원재료가 수입산일 경우 대부분 GMO식품이다.

그러나 이들 원료로 만든 제품의 성분 표시 항목 어디에도 '유전자재조합'이나 '유전자재조합 ○○ 포함 가능성 있음' 등의 문구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은 GMO를 원료로 한 제품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같은 제품이라도 GMO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좋다보니 소비자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관련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또 일부 소비자들은 GMO 표시 기준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단순히 GMO 원료가 포함되면 표시가 되는 줄 알고 있었다는 반응도 있었다. GMO 원료를 통해 만들어진 식용유를 구입하던 주부 김미옥(45) 씨는 “방송을 통해 GMO에 대해 듣긴 했는데, 내가 먹는 제품에는 표시가 없어 당연히 들어있지 않겠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B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격 및 할인 정보를 유심히 살펴보는 소비자는 있어도 원재료 함유량을 꼼꼼하게 챙기는 소비자는 극히 일부였다.

해당 마트에서도 수입산 대두와, 옥수수 등으로 만들어진 과자·두부 등 다른 가공식품에서도 GMO 표시 정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된장코너에 들어서자 종류만 해도 수 십 가지 상품이 진열돼 있었고 가격도 4000원(2㎏) 초반부터 3만원대까지 다양했다. 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고서는 국내산인지 수입산인지 구별이 쉽지 않은 제품들이 많았다. GMO콩으로 만든 일부 된장에서는 ‘재래식’ ‘옛날식’ 등으로 제품명을 표기해 혼란을 부추기기까지 했다. 

된장 코너에서 물건을 고르던 노승훈(52) 씨에게 GMO식품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자 “GMO라는 말 자체를 들어 보지못했다. 유전자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제품이라면 소비자들이 현혹되지 않게 표시를 정확히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GMO에 대한 올바른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 소비자들이 큰 혼란을 겪어 왔으나 지난 2월 관련법을 개정해 '유전자 DNA가 남아있는 모든 원재료'에 GMO 표시를 의무화하는 GMO 표기법을 내년 2월 시행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 GMO 농산물 수입물량은 2012년 172건 184만t에서 지난해 281건 218만t으로 증가했으며, 중량기준 전체 농산물 수입 대비 GMO농산물 수입 비중은 2012년 55%에서 2015년 6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