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종 대전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수요광장]

‘양손잡이용 가위, 턱없는 자동문, 저상버스’ 이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남녀노소는 물론 노약자와 장애인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사고의 전환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오른손잡이가 아무런 불편 없이 사용하는 가위를 왼손잡이가 사용할 때는 불편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나의 입장이 아닌 타인의 입장에서 바라볼 때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온 정부3.0은 추진 4년차를 맞아 국민의 삶 속에 더욱 깊숙이 자리 잡기 위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올해 정부3.0의 목표는 ‘생활화’로 그동안 법, 제도 등을 통해 추진기반을 마련하고, 지난 3년간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했던 만큼 올해부터는 국민의 생활 속에서 더욱 가까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정부3.0 체험마당에서 대표적 사례로 소개된 안심상속 서비스, 연말정산 간소화, 공공요금 감면 신청 대행 등을 살펴보면 정부3.0의 성공열쇠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숨어있다. 관리자의 관점이 아닌 국민의 관점에서 국민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되묻고 개선한 결과 발굴한 국민 맞춤형 서비스 혁신 사례이기 때문이다.

대전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환경·체육·복지·도시기반 4개 분야 26개 공공시설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대전시설관리공단도 ‘안전제일, 시민행복, 고객만족으로 신뢰받는 혁신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수적이다. 우리 공단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해 전 직원 대상 정부3.0 특강, 정부3.0 우수제안 발표회, 불필요한 일 버리기, 시민 생활에 불편을 주는 유사행정규제 정비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본다. 공단에서 운영 중인 수영장 강습신청과 타슈 자전거 대여를 위해 길게 줄을 선 시민들을 보며 어떻게 하면 시민들이 조금 더 편리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을까 끊임없이 되묻고 토의한 결과 ‘스마트폰의 대중화’라는 사회적 변화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시설을 방문할 필요 없이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으로 접속해 공단 체육시설에서 운영 중인 수영, 아쿠아로빅 강습 등을 신청할 수 있는 인터넷 예약시스템을 구축했고, 다운로드나 설치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타슈 자전거를 대여하고 반납할 수 있는 모바일 웹도 개발했다. ‘현 시스템대로 유지·운영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라는 관리자 관점이 아닌 ‘어떻게 하면 직접 방문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까’라는 시민의 관점에서 접근한 결과 인터넷 예약시스템과 타슈 모바일 웹 등을 도입할 수 있었다.

또한 각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소통과 공유를 활성화하고 있다. 지난해 구성된 ‘공공기관 청년리더 협의체’는 우리 공단을 비롯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철도시설공단, 국민연금공단이 참여해 국가공기업과 지방공기업이 협의체를 결성한 이례적 사례이다. 5개 기관 청년리더 협의체는 참신한 시각과 젊음의 패기로 조직문화 및 일하는 방식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사회공헌활동을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각 기관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공동 협업 프로그램을 발굴·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역 대학생을 대상으로 청년 리더들이 직접 취업노하우를 전달하고, 각 기관의 채용정보를 안내하는 청년 일자리 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으로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뿌리가 깊은 나무는 흔들리지 않으며 꽃과 열매를 많이 맺는다고 한다. 지난 3년간 정부3.0이 추진되며 우리 생활 속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개별 운영되던 부처별 정보시스템이 연계돼 서비스가 제공되고, 개방된 공공데이터가 민간을 통해 다양하게 활용되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동안 기반을 다진 정부3.0이 국민의 삶 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우리 공단도 전 직원이 합심해 혁신사례를 발굴하고,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한 살기 좋은 도시 대전 만들기에 더욱 앞장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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