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수요광장]

이번 가을은 유독 갑작스러웠다. 특히 22년만의 폭염으로 괴로운 7~8월을 보내며 더위에 지쳤을 무렵, 갑자기 찬바람이 불며 기온이 뚝 떨어져 계절 변화에 당혹감마저 느낄 정도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예년 기온을 되찾긴 했지만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 가을은 일교차가 예년보다 클 전망이라고 한다.

아침저녁으로 기온 변화가 큰 요즘 같은 환절기가 되면 감기 환자가 급증한다. 감기란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가 감염된 것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급성 질환 중 하나다. 필자도 이런 환절기가 되면 실내외에서 되도록 같은 체온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필요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해 코와 목을 보호하기도 한다. 의사라고 감기가 피해가진 않기 때문이다. 일단 감기에 걸리면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많은 사람들이 흔히 감기에 걸리고 낫기를 반복하다보니 간단한 질병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보이더라도 보다 치명적인 다른 병들도 여러 가지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그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독감, 급성 기관지염, 폐렴 등이다. 이런 질병은 초기에는 일반 감기 몸살이라고 하는 감기와 비슷한 초기 증상을 보이다가 병의 경과가 길어지며 합병증을 동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합병증이 동반되는 증상이 심각해지면 뒤늦게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최근에 필자의 아들 역시 폐렴에 걸려 치료 받았을 정도이니 일반인들은 더욱 감기를 간과해 중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반의 감기라면 사실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위에 말한 비슷한 증상의 다른 질병이라면 꼭 제때 적절한 치료를 해야한다. 최근 항생제 치료에 대한 논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세균 감염 등의 꼭 필요한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한 치료제인 것만은 분명하다. 오히려 증상이 잠시 사라졌다고 처방받은 항생제를 임의로 줄이거나 끊는 것은 남아있는 세균이 내성을 갖고 더 강해지도록 만들기 때문에 꼭 삼가야한다.

지금과 같은 환절기를 건강하게 넘어가기 위해서는 과로를 피하고, 차갑고 건조한 공기에 오래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코가 기관지가 예민한 편이라면 외출시 청결한 마스크 사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수분과 영양을 충분히 섭취하면 전체적인 호흡기 방어력이 높아져 상기도 감염의 치료와 예방에 좋다. 평소 생활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찬 음료수와 찬 과일을 먹지 않고, 배를 따뜻하게 하며, 걷기나 산행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환자를 늘 접해야 하는 필자는 의사로서 가벼운 감기도 심상히 여기지 못한다. 늘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살피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내가 실천하는 유일한 감기 예방책이 아닐까 싶다.

<길건 세종웰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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