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지율 10%대 넘어서며 문재인 추격 양상
중도·보수 외연확장 가능성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 안팎의 견고한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10%대 초반에 불과한 안 지사가 크게 위협적이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근 추격세만 놓고 보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특히 범 여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문 전 대표와 달리 안 지사의 경우 젊고 참신한 이미지와 보수·중도를 껴안을 수 있는 확장성이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게다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하차로 충정권 대표선수 이미지를 독식할 수 있다는 점도 호재로 꼽힌다. 다만 문 전 대표와 함께 친노 지지층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노무현 적통' 경쟁을 어떻게 전개하느냐가 경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달 13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6%로 31%를 기록한 문 전 대표는 물론 이재명 성남시장(12%)보다 훨씬 뒤처져 있었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대선 포기를 선언한 뒤 3일 발표된 조사에서는 10%대를 기록하며 문 전 대표(32%)에 이어 2위까지 단숨에 치고 올라왔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에는 크게 밀리지만 단 3주만에 이 시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를 단숨에 추월해 급격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형국이다.
일각에서는 이념과 정책면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한 안 지사가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과 중도·보수층을 껴안을 경우 문 전 대표의 대항마가 되기에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안 지사는 최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등에 대해서 다소 유연한 반응을 내놓아 중도·보수층에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문재인’ 정서가 남아있는 호남지역에서도 안 지사에 대한 호감도가 상당해 당내 경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문 전 대표의 당내 기반이 워낙 견고하다는 점과 최근 안 지사의 ‘우클릭’이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또 조기 대선으로 인해 경선일정이 촉박할 것이라는 점도 당내 조직력과 기반이 탄탄한 문 전 대표를 추월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김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