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정치인이 흙수저 서민의 마음을 어찌 알랴
[충청로]
2016-01-27 나재필 기자
▶흙수저가 금수저를 극복할 수 있게 하는 게 정치다. 스펙보다 열정을 가르쳐야하고, 학벌보다 여벌의 진정성을 가르쳐야 한다. 그런데 많은 정치인들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고, 금수저 같은 정치를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약자의 그늘이 없다. 계급사회에서 배워온 권력의 질서만이 엿보인다. 현대판 음서제(蔭敍制)다. 흙수저의 비애를 모로는 자들이, 맨손가락을 빨면서 가슴으로 우는 사람의 심정을 알 리 없다. 아침저녁으로 하얀 테이블보를 깔고 은쟁반으로 식사를 즐기는 자들이, 어찌 흙냄새와 흙의 바탕을 알겠는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도록 공적으로 돕는 게 정치다. 고로 우리가 지금 행복하지 않은 것은 정치가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치적 중력은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좌심방, 우심방'에 있다. 정치는 권력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고된 직업이어야 한다. 임기가 끝나면 또 다시 선거에 도전하고 싶지 않아야 정상이다. 때문에 당연히 월급도 박하고 비정규직이어야 옳다. 절망이 지배하는 정치는 불행하다. 낭떠러지에도 끝이 있는 법이고,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햇살은 스며든다. 최선을 다한 다음에도 희망의 길이 보이지 않으면, 그건 정치가 잘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징징거리는 ‘금수저 정치’가 아닌, 희망을 주는 '흙수저 정치인’이 돼보라. 흙맛은 짜다. 눈물이 섞여있기 때문이다.
나재필 편집부국장 najepil@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