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체육회 사무국장 2개월만에 사퇴 ‘물의’

양계축협 조합장 선거 출마 지역 체육계 “발탁때도 우려 직위 정치 수단화 안타깝다”

2015-02-26     전종규 기자
임상덕(57) 천안시체육회 사무국장이 취임 2개월도 안돼 양계축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무국장 직을 사퇴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26일 충남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임 전 사무국장은 25일 대전·충남양계축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후보 등록신청서를 제출했다.

임 전 사무국장은 직산읍 판정리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출마에 앞서 지난 24일 시 체육회 회장을 겸하고 있는 구본영 천안시장에 사퇴서를 냈다.

이로써 지난 1월 2일 정식 임명장을 받은 임 씨는 1개월 23일만에 자진사퇴한 최단명 사무국장이란 불명예 기록을 안게됐다. 체육회 사무국장은 행정공무원 5급(과장급) 3호봉 수준의 처우를 받고 있다.

임 전 국장의 출마 소식에 지역 체육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임 씨의 사무국장 발탁 당시 체육계 일각에서는 ‘체육행정 경험이 없는 비 체육인’이라는 이유로 우려섞인 반대여론이 형성됐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그러나 과거 자유선진당 당시 정치적 행보를 함께 했던 임 씨를 사무국장에 전격 임명했다.

한 지역 체육계 원로 인사는 "뜻있는 체육인들의 여론에 귀를 막고 밀어 부친 ‘불통인사’에서 비롯된 참사"라며 "수장교체로 어수선한 체육회의 조기 안정을 바라는 체육인들의 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체육회 이사 A 씨는 "두달도 채 안돼 그만두면서도 이사회에게도 사전 협의조차 하지 않은 것은 임명권자와 전체 체육계를 경시하는 오만한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65만 천안시 체육회 사무국장 직이 특정인의 정치적 수단으로 추락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걱정했다.

또 체육계 인사 B 씨는 “이번사태는 체육인은 물론 스포츠를 사랑하는 65만 천안시민을 우롱하는 비상식적 행위”라며 “재발방지를 위해서라도 향후 체육회 행정은 공정한 공모제를 통해 전문 체육인 출신에게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전국장의 돌출 사퇴로 체육회는 또 한 차례 행정공백 사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체육회는 바뀐 구본영 회장 체제 출범 이후 부회장단과 이사들이 대거 교체되면서 체육행정이 제자리를 찾지 못했었다.

당장 체육회 주도로 3~4월에 치러질 각종 체육행사와 6월 예산 도민체전 준비에 차질로 이어질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 체육회 관계자는 "행정의 핵심 지휘라인에 공백이 발생한 만큼 일 추진에 어려움은 있을 것"이라면서 "일단 상임 부회장 체제로 공백을 메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전종규 기자 jjg2806@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