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고질적인 방만 경영 … 대형사고 터질라

[사설]

2014-10-23     충청투데이
농협의 방만 경영이 도를 넘어섰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의 국감자료를 보면 지난해 말 기준 농협 임직원 수 대비 법인카드는 1.8명당 1개꼴로 집계됐다. 1개 카드당 4000만원, 임직원 1명당 기준으로 2178만원의 법인카드를 사용한 꼴이다. 고액연봉에다 과도한 복리후생에도 불구하고 금융사고나 개인 비리는 계속 터진다. 농협의 총체적 부실, 모럴해저드, 주인의식 없는 경영 스타일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농협은 그야말로 '신(神)의 직장'이다. 농협중앙회와 산하기관의 억대 연봉자가 지난해 2010명으로 전년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성과급 또한 매년 늘어난다. 농협 금융지주의 1인당 기본성과급 2400만원, 농협은행의 기본성과급은 1800만원이다. 특별성과급은 올해에만 623억 9500여만원이 집행됐다. 임직원 자녀에게 224억원의 학자금을 지원해 주었다. 5급 직원까지만 별도 수당도 지급했다.

정부가 2012년 사업구조개편 차원에서 1조원에 달하는 각종 세금을 면제해주고, 4조원 정도의 이자를 대신 내주고 있는데도 막상 농협은 딴전을 피우는 격이다. 농협 존립 목적을 무색케 한다. 최근 3년간 금융사고액만 26억 2000만원(37건)이었다. 2010년 이후 지역단위 조합에서 발생한 사고금액은 무려 638억 원이다.

농협 자체의 구조적 환경과 무관치 않다. 감시 감독해야 할 시스템이 느슨하기 짝이 없다. 비상임 이사 자리에 지역조합장을 앉혀 그 기능을 무력화 시켰다. 농협중앙회를 비롯 농협경제지주사와 자회사 13곳의 비상임이사 138명 중 80%(110명)가 현직 지역조합장이 이사로 돼있다. 이들이 농협중앙회장의 거수기 노릇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농협을 농민에게’라는 기치로 신경분리까지 단행했지만 농협은행의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국감 결과 1인당 생산성이 다른 금융기관보다 3.1배나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사업비용은 30%나 더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될 정도다. 조직 내의 '내 사람심기' '나눠먹기' 등의 고질적인 병폐를 청산하는 게 농협 개혁의 출발점이다. 스스로 뼈를 깎는 개혁이 뒤따르지 않는 한 농심의 반발을 부를 게 뻔하다. 특단의 대책이 긴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