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충청로]
2014-04-09 나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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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30대 대통령 캘빈 쿨리지 부부가 농장을 방문했다. 영부인이 닭장 앞을 지나다가 수탉이 암탉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하루 몇 번이나 짝짓기를 하느냐"고 물었다. 농장주인은 대수롭지 않게 "열댓 번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영부인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대통령에게 그 말 좀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수탉 사건을 전해들은 대통령은 "늘 같은 암탉하고 거시기를 하느냐"고 농장주에게 되물었다. 농장주가 "매번 암탉이 바뀐다"고 답하자 대통령이 호기 있게 말했다. "아내에게 그 말 좀 전해주겠소?"
▶'쿨리지 효과'는 수컷(남자)이 새로운 암컷(여성)을 만나면 성적 자극을 느끼는 것이다. 이십 몇 년간 아껴온 동정(童貞)을 기꺼이 바쳤을 때 그것은 '설렘'에게 바치는 것이고, 이십 몇 년간 지켜온 '순정'을 바치는 것은 '익숙함'에게 바치는 것이다. 미국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에서 주인공은 첫날밤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20대부터 달아오른 말초신경이 본인보다 더 흥분했고 순식간에 사정을 하고 만다. 여자는 곧바로 '이게 뭐야'라는 식의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차라리 내숭을 떨거나 숙맥인 척 하는 게 예뻤을 텐데…. 남자는 급행열차이고 여자는 완행열차다. 그래서 여자는 노을 지는 해변의 테라스에서 문을 열지만, 남자는 냄새나는 여인숙 골방에서도 지퍼를 연다. 여자는 무드, 남자는 누드다.
▶눈에 뵈는 게 없도록 사랑해도 그 유효기간은 18개월, 길어봤자 2년이라고 한다. 설렘은 닳기 전이고, 익숙함은 이미 닳은 것이다. 설렘은 망설여지는 것이고, 익숙함은 망가지는 것이다. 유부녀들은 문을 열어놓고 천연덕스럽게 볼일을 보고, 유부남은 궁둥이를 깐 채 방귀를 뿡뿡 뀐다. 이는 익숙함도 설렘도 아니다. 그냥 소중한 그 ‘무언가’를 잃어가는 것이다. 매력과 호기심이 사라지고 ‘끌림’이 소멸되는 것이다. 결혼은 서로 마주보는 게 아니라 둘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한다. '익숙함'을 버리고 '설렘'으로 다시 시작하는 건 어떨까. 처음처럼^-^
나재필 편집부장 najepil@cctoday.co.kr